중국 선원 구하고, 시집 발간

이성규 팬스타트리 선장은 바다사람이다. 1960년 경남 거제도에서 태어나 목포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줄곧 배를 탔다. 그는 한진해운 STX MOL 등에서 컨테이너정기선 선장으로 오래 승선했다. 한국의 물류현장을 담당했다는 자부심을 잊지 않고 있다.

이성규 선장은 30여년 항해생활 동안 인간애와 문화예술소양을 높이고 있다. 사진 팬스타트리 제공

자부심은 명예로운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는 2009년 12월 중국 산동성 칭다오 앞바다를 항해하다 표류 중인 중국 선원들을 구조했다. 낡은 어선을 타고 조업하다 높은 파도에 휩쓸렸던 중국어선은 구조신호를 보냈고, 인근을 지나다 신호를 접하고 바로 현장으로 가 5시간 동안 구조작업 끝에 표류하던 4명을 모두 구했다. 그는 이 일로 중국 칭다오시에서 감사패와 상금도 받았다.

이 선장은 2014년부터 선박관리회사 팬스타트리로 소속을 옮겼다. 한국과 일본dmf 오가는 크루즈선 5척과 한중일을 오가는 고속페리 1척을 관리하는 회사다. 평생 5대양6대주를 오가며 느낀 감상은 '낭만적인 선장의 이야기', '희망의 뱃고동'이라는 시집과 수필집에 담았다. 책은 해사고등학교와 해양대학교에 기증했다. 뱃사람이 쓴 책은 해양전문지에도 소개됐다.

자부심은 선장이 제대로 된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자각으로 이어졌다. 그는 지난 7월 출범한 한국선장포럼에서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선장포럼은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열린 한국해기사협회 제64회 기념식 중 발족했다. 선장출신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선박운항을 포함한 해사기술을 조사·연구해 안팎으로 공유하고 자문해 한국해운과 해사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성실한 직업인으로, 해양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후세대에게도 전달된다. 부경대학교(부산)에 재학 중인 그의 아들 호돈군은 아버지인 이 선장에게서 해상왕 장보고 대사의 모습을 읽는다.

이 군은 "휴머니즘과 문화예술 소양이 한국해양산업의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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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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