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법인 분리 갈등

산은, 사업검토 마쳐

조만간 검토결과 발표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와 관련해 갈등을 빚었던 GM과 산업은행이 조만간 협상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GM으로부터 R&D법인 분리와 관련한 자료를 받아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겼으며 최근 사업계획 검토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한국GM과 금융권에 따르면 GM 본사의 배리 엥글 사장과 이동걸 산은 회장은 여러 차례 만나 협상을 진행했으며, 산은은 GM이 제출한 사업계획 등의 자료를 받아 분석을 벌였다.

GM은 R&D법인 분리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했고 산은 역시 GM의 입장에 동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으로 GM 역시 무작정 R&D법인의 분리를 단행하기는 어렵게 됐다"며 "최대한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12일 GM측과 △주주로서 산업은행의 권리보호 △한국GM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보장책 마련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관점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GM은 지난달 법원의 결정이 나오면서 태도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법은 "한국GM 주주총회에서 'R&D법인 분할계획서 승인' 결의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며 산은이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법원 결정으로 법인 분리가 중단되면서 GM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법인 분리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려는 GM의 의도된 계획'이라는 비판이 더해지면서 GM도 궁지에 몰렸다.

산은은 GM이 어떤 목적으로 법인을 분리하려는 것인지에 대한 상세 자료를 요구했고 이를 거부했던 GM이 자료를 제출하면서 협상 타결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산은은 올해 말까지 한국GM에 약속했던 4045억원의 출자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대신 한국GM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구속력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법원의 결정으로 GM의 독자적인 결정을 막아내기는 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실상 GM의 결정에 제동을 걸만한 실질적인 수단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정은 한국GM 문제와 관련해 19일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협의회에는 홍영표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을 포함한 당 지도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 산은, 한국GM 노조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당정 논의에서 R&D법인 분리를 동의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 한국GM은 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하지만 한국GM노조가 법인 분리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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