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모두 '경제 부담' 최고

20대 여 '결혼관 변화' 24%

2030세대 두 명 중 한 명은 경제 문제 때문에 결혼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20대와 30대가 서로 미묘하게 다른 이유로 결혼을 꺼리고 있었다.

이번 신년조사에서 20~30대 응답자 600명을 대상으로 '결혼연령이 늦춰지거나 결혼의사가 없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주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55.0%가 '경제적 부담 때문'(경제)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결혼에 대한 사고방식이 달라져서'(결혼관 변화)가 17.9%, '육아와 출산의 부담 때문'(출산·육아)이 16.6%로 뒤를 이었고 '자유로운 생활을 선호해서'도 10.5%로 나타났다.

남성은 세대 불문하고 '돈'이 가장 큰 문제였다. 20대의 64.1%, 30대 64.6%가 경제부담을 결혼을 주저하는 이유로 꼽았다.

결혼자금 마련의 부담, 결혼 후 경제활동의 책임을 더 많이 져야 한다는 윗세대 및 주변으로부터의 학습효과 탓으로 풀이된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경제 외적 부담요인을 상대적으로 크게 느끼고 있었다. 또 같은 여성이라도 20대와 30대가 각각 결혼부담 원인을 다르게 느끼고 있었다.

30대 여성은 50.0%가 결혼을 꺼리는 원인으로 경제를 꼽았다. 반면 20대 여성은 경제부담을 꼽아 비율이 39.9%였다.

20대 여성은 30대보다 경제 외적 부담에 대한 인식이 더 컸다. 20대 여성 응답자들은 출산·육아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비율이 22.8%을 기록, 30대(17.8%)와 차이를 보였다. 결혼관 변화(24.0%), 자유 선호(13.3%) 비율도 30대(결혼관 21.3%, 자유 10.9%)보다 다소 높았다.

이 같은 차이는 여성들이 군대를 다녀와야 하는 같은 또래 남성에 비해 사회경험이 빠른 데다 돈 출산·육아, 시댁과의 관계설정 문제에 대한 간접경험도 많아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소 책임연구원은 "20대 여성의 경우 취업이 또래 남성보다 빠를 가능성이 크고 가정이나 직장 등에서 출산·육아로 인한 불이익, 가사노동 분담이나 시댁과의 갈등 등에 직면한 윗세대 여성들을 보며 일종의 '선행학습'을 했을 가능성도 크다"며 "개인적 선택이나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사회적 원인이 결혼부담에 중요한 이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한국리서치 2019년 신년기획'조사는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한국리서치가 조사를 수행했다. 조사방법은 유무선 혼합 임의전화걸기(RDD)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CATI)였다. 조사 표본은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현황' 2018년 11월 기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구성비에 따라 비례 할당한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구성됐다. 조사는 2018년 12월 19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됐으며, 표본은 1800명으로 조사의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3%p였고, 응답율은 9.1%(유선 5.6%, 무선 11.6%)였다. 2019년 신년조사 일부 문항은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2017년 신년기획 조사와 비교·분석됐는데, 2017년 신년조사는 2016년 12월 26일부터 28일까지 총 1200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수행됐고, 2017년 1월 2∼4일 결과가 기사화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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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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