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함대 소속 김덕규 병장
일과 후 야간 시간 활용
김 병장은 2017년 5월 자대 배치 이후 1월 11일 전역하는 날까지 두 달에 1개 이상 자격증을 취득했다. 취득한 자격증은 무역·회계분야 8개, 행정·실무분야 5개, 교양분야 2개다. 김 병장은 동국대학교 국제통상학과를 다니다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해군에 입대했다. 대학생 시절에도 취업을 위해 전공 관련 자격증을 5개나 취득한 김 병장의 도전은 입대 후에도 계속됐다.
다만 군과 사회는 환경이 달랐다. 그때 힘이 돼 준 사람이 바로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김우진 예비역 병장(22세)이다. 지난해 7월 전역한 김우진 병장 역시 해군 복무 중에 15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당시 일병이던 김 병장은 김우진 병장을 부대 독서실에서 처음 만났고 그의 도전에 용기를 얻어 자격증 공부를 결심했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김 병장의 부대 직책은 유류병으로 함정에서 발생한 빌지(Bilge)를 처리해주는 임무를 수행한다. 빌지는 함정 밑바닥에 고여 있는 물과 기름의 혼합물로 하루 일과가 끝나고 생활관으로 복귀하면 온 몸에 기름 냄새가 배는 고된 일이다. 그럼에도 김 병장은 모범적인 군생활로 지난해 2함대사령관 상장과 군수전대장 상장을 받기도 했다.
김 병장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해군의 취업지원 정책도 한 몫 했다. 해군은 청년장병들의 취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자격증 취득을 장려해왔다. 부대별 자격증 관련 도서를 구비하고 독서실과 사이버지식정보방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야간에도 장병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 병장의 자격증 공부도 여기서 시작됐다. 주로 부대 독서실과 사이버지식정보방을 활용했다.
부대는 장병들의 학업 분위기 조성을 위해 평일은 밤 12시까지, 휴일 전날에는 무제한으로 독서실을 개방했다. 또 사이버지식정보방도 학업 목적에 한해 자정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김 병장은 공부 시작 2개월 만인 2017년 7월 군 복무 중 처음으로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병장의 자격증 공부는 부대 내 '자격증 취득 붐'을 일으켰다. 매달 늘어가는 김 병장의 자격증을 보며 전역 후 진로를 고민하던 장병들이 하나 둘씩 공부에 동참하기 시작한 것. 지난해 8월에는 김 병장과 같이 공부하던 장병 5명이, 11월에는 장병 3명이 함께 자격증을 취득했다.
함께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공부한 결과다.
김 병장은 "일과 후에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모두 놓치기 싫었다"면서 "해군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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