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cancel

내일신문

[신간│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

발칸의 아픈 역사 그린 신기남 장편소설 출간

등록 : 2019-01-11 11:15:54

신 영 지음 / 솔 / 1만5000원

"두브로브니크성이 그 바닷가에 서 있었다. 성안 골목 돌길을 걸으면서 갖가지 느낌과 생각에 잠겼다. 손으로 성벽을 쓰다듬자 돌이 사람이 되어 말을 걸어왔다. 성벽을 쌓고 성벽에 기대어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성벽을 부수고 그 부순 성벽을 다시 쌓은 이야기도 있었다. 아니, 그것은 절규였다. 그곳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었다. 그들이 남긴 영광과 과절, 희열과 비탄의 자국을 따라가는 순례지였다." ('작가의 말' 중에서)

새로 나온 책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은 현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이자 20여년 동안 정치인으로 활동해 온 신기남이 '신 영'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한 첫 장편소설이다. 지리적, 민족적으로 복합적 사연을 지닌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보스니아 등 배경을 중심으로 한다. 저자는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아드리아 해안의 풍광을 담는 한편 발칸의 잔혹한 현대사를 소설에 녹였다. 8년간의 유고전범재판소 재판관직을 마무리한 법률가 출신 준선과 꿈의 세계를 현실로 창조해내는 무대미술가 유지가 품고 있는 평범하지 않은 경험과 지식, 그리고 발칸의 아픈 역사와 한 여인의 개인사가 씨줄, 날줄로 얽히는 것.

아울러 저자는 소설 안에 카이사르, 폼페이우스, 나폴레옹, 미켈란젤로 등 역사에 족적을 남긴 여러 인물들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끌어들여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려낸다. 미술 작품의 경우, 저자는 꼼꼼한 자료 조사를 통해 미켈란젤로, 티치아노 외에도 조르조네라는 걸출한 베네치아 회화의 거장을 소개한다.

저자는 영국 유학 중 역사, 지리, 민족적으로 복합적인 사연을 지닌 발칸 반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국회 일정 중 세르비아를 방문했던 당시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보스니아, 몬테네그로를 여행하고 유고 내전 전범 재판 과정을 연구하면서 유고 역사를 소재로 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방민호 문학평론가는 "이야기를 통하여 사람은 자기 자신의 협소한 경험만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넓고 깊은 삶에 대한 이해를 경험한다"면서 "이 소설이 취하고 있는 발칸 지역에서의 낯선 여행기 형식을 통해 알게 되는 이방(異邦)의 처절한 역사와 정치는 우리가 처한 어두운 현실 정치의 알레고리로도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twitter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