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호감도 조사 1위

"재기 신호" "한계 뚜렷"

지난해 말 전·현직 대통령을 나열해 놓고 호감도를 물은 여론조사(리서치뷰 조사, 2018년 12월 28∼31일, 전국 성인 1000명,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선 결과가 나왔다. 2017년 9월부터 3개월마다 실시된 이 조사에서 문재인-박정희-노무현 순으로 문 대통령이 줄곧 1위를 차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조사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30%를 얻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고 문 대통령(26%) 노 전 대통령(20%)이 뒤를 이었다. 특히 중도층에서도 박정희(27%) 문재인(24%) 노무현(20%) 순으로 나온 결과가 눈에 띈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탄핵 이후 보수에서 빠져나가 중도층에 흡수됐던 세력이 당장 한국당 지지까지는 아니지만, 문재인정부에 대해선 등을 돌리기 시작" "박근혜 동정론이 살아나는 징후"(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라는 해석이다. 이탈했던 보수층의 귀환은 친박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든든한 뒷배경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치적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으로까지 연결된다.

우연의 일치일까. 탄핵 굴레로 인해 상당기간 뒷전에 머물던 친박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의 호감을 산 나경원 원내대표가 비박 후보를 제치고 압승했다. 내달 27일 전당대회에서도 친박의 선택이 중대 변수다.

박근혜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한 구애가 여전하다. 출마만 한다면 유력 후보라는 전망이다. 친박 정우택 의원도 예상 밖으로 지지세를 확산시키는 분위기다. 친박의원들이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으로 밀자, 지씨를 외면하던 원내지도부가 결정을 미루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친박 의원은 10일 "문재인정권 실정으로 보수층이 다시 결집하면서 한국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소위 친박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정권 실패→보수층 결집→한국당 지지율 상승→박근혜·친박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한국당 당직자는 "문 대통령이 경제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신년기자회견에서) 선언한만큼 경제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민심은 점점 더 한국당에 귀 기울이게 될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당 지지율이 30∼40%대까지 오르면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대 전망도 만만찮다.

바른미래당 당직자는 "문재인정권 실기로 인해 전통적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한국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친박 목소리가 커질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어렵고 한계"라며 "지금이 최대치"라고 분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문재인정권에 대한 반감에 따른 보수층 결집이 있지만, 야당이 환골탈태와 대안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지지층 확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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