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고위급 회담 직전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 새로운 미사일 방어전략을 발표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워싱턴에 도착한 날에 맞춰 북한을 포함한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 새 미사일 방어 전략을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17일 우주에 첨단 센서와 요격 무기를 배치하고 적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해 격추시킨다는 내용의 새로운 미사일 방어 전략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새 전략은 아주 간단하다"며 "미국 영토를 위협하는 어떠한 미사일도 언제든지 격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 미사일 방어전략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주창했던 스타워즈 개념을 일부 적용해 우주에서 첨단 레이더로 적미사일을 신속·정확하게 포착해 추적하고 요격무기로 격추 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선 공개 지목하지 않았지만 국방부의 새 미사일 방어전략에선 "북한과 평화로 향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이제 존재하긴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특별한(extraordinary) 위협"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발간한 '2019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MDR)는 오바마 시절이었던 2010년에 이어 9년만 이자 트럼프 취임후 나온 첫 미사일 방어 전략이다

이 보고서는 "북한은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정책, 경제에 계속해서 특별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을 경계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은 "우리가 한반도에서 평화로 향하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은 이란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심각한 우려로 남아있다"며 "실수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특히 "북한은 지난 10년 동안 핵·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상당한 자원을 투자했고 미사일 공격으로 미 본토를 위협하는 능력을 실현하기 위해 광범위한 핵·미사일 시험을 감행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워싱턴에 도착한 날에 맞춰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을 여전히 심각한 위협으로 적시하고 미국의 방어능력을 부각시킨 새 미사일 방어전략을 공개함으로써 대북압박이나 기선잡기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