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대중국 급감

흑자행진도 '빨간불'

지난해 사상 처음 6000억달러를 돌파했던 수출이 12월에 이어 올 1월에도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양대 축인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20일 수출은 256억77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4.6% 감소했다. 수입은 272억9800만달러로 9.5% 줄었다.

이 기간 무역수지는 16억21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9억4300만달러 흑자였다.

수출이 마이너스였던 지난해 12월에도 43억42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우리나라는 2012년 2월 이후 83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왔다. 매월 하순으로 갈수록 수출증가폭이 크기 때문에 이달에도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은 있지만 빨간불이 켜진 것만은 사실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 전년대비 8.3% 감소에 이어 올 1월 1~20일 28.5% 급락했다.

우리나라 수출의 27%를 차지하는 대중국도 전년 동기대비 22.5% 감소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4.0% 감소율을 보였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위원은 "대중 수출이 급격히 둔화된 이유는 중국 수요부진과 반도체 경기 하락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대중 수출의 1/3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지난해 12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 적어도 1분기까지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대외 수출여건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범정부 수출 컨트롤타워를 가동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무역협회와 21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민관 합동 수출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성윤모 장관과 김영주 무역협회장이 공동 주재한 이 회의에는 관계부처 차관급, 코트라와 무역보험공사 등 수출지원기관, 업종별 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정기적인 수출점검회의를 하고 있지만, 장관이 주재하고 관계부처 차관급까지 참여하는 수출전략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 장관은 "선진국 경기와 세계무역 성장세 둔화, 반도체 시황과 국제 유가 하락 등 대외 수출여건이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민관합동 총력 수출지원체제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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