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경남, 황교안 대구, 정우택 부산 당권행보 시작

자유한국당 주요 당권주자들이 일제히 영남으로 향하면서 2.27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전체 당원의 절반가량이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지역 거주자인 만큼 영남표를 둘러싼 격전이 불가피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나다 순)은 21일 각각 창원, 부산, 대구에서 사실상 당권행보를 시작했다.
비대위 주재하는 김병준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오 전 시장은 1박2일간 PK 순회에 돌입했다. 21일 오전에는 경남도당과 창원상공회의소를 방문하고 경남신문 주최 토론회에 참석했다. 원전 관련 용역업체도 찾아 문재인정부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짚는다. 오후에는 부산에 간다. 부산시당 경제정책위원회·청년위원회 소속 당원들과 만난다.

22일에는 울산을 찾는다. 오전에는 울산지역 언론인 간담회, 울산시당 당직자 간담회에 참석한다. 점심식사는 울산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직원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황 전 총리는 TK로 직행했다. 21일 오전 대구 상공회의소를 방문, 지역경제 현안을 청취한 후 시내 호텔에서 열리는 여성정치아카데미 신년교례회에 참석했다. 오후에는 경북도당에서 열리는 주요 당직자 회의에 참석해 당원들과 만난 후 늦은 오후 부산으로 이동, 부산시당 당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원내에서는 정우택 의원과 주호영 의원(선수 순)이 분주하다.

21일 오전 부산 수영구 당원협의회에서 당원간담회를 연 정 의원은 이어 금정구·부산진구와 북·강서구를 잇달아 방문한다. 22일에는 경남 양산 당협을 방문해 당원간담회를 열고 오후 대전·충청 지역 당심 훑기에 나선다.

TK가 연고지인 주 의원은 22일부터 이틀간 TK를 돌며 표심 모으기에 나선다.

영남지역은 '황교안 대세' 기류가 엷게 흐르는 가운데 지역마다 이변의 요소들이 잠재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의 경우 '빅2'와 '토종'의 표대결이 관전포인트로 거론된다. '대세론'을 업은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의 대결구도 속에서 지역주자인 주호영 의원이 얼마나 선전하느냐다.

지역 사정에 밝은 한 당 관계자는 "황 전 총리가 여론조사 상으로 선호층이 뚜렷한 게 사실이고 오 전 시장은 조직적으로 TK에서 열세가 예상된다"며 "주 의원은 복당파라는 한계를 넘어 강재섭 이후 대표를 내고 있지 못하는 TK의 갈증을 얼마나 채워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구지역 일부 의원들은 17일 주 의원과 만나 지지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의 경우 황 전 총리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흐르는 가운데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등판여부가 관심이다.

지역 당 관계자는 "설연휴때 까지는 잠잠할 것 같다"며 "황교안-오세훈이든 황교안-김태호든 확실한 대결구도가 형성돼야 그때부터 관심이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역민들의 복잡미묘한 감정에 맞는 이미지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부산지역은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이변이 크게 일어났던 전례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지역 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상으로는 황 전 총리가 유리한 듯 보이지만 그의 친박 이미지에 대한 거부감도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의외로 당 개혁 메시지를 던지는 후보에게 기회가 갈 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한편 김진태, 안상수 의원은 23일 전대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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