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구·시흥 이어 홍역·RSV 전국 확산

전국에 홍역·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확진사례가 잇따르면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주말 동안 안산과 대구에서 홍역확진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고, 제주 한 산후조리원에선 신생아가 RVS에 감염됐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안산에서 0~4세 영유아 5명이 홍역 판정을 받은데 이어 다음날 이들의 가족 등 20대 성인 3명이 추가로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현재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 격리돼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영유아 확진자 중 2명은 어린이집 2곳에 다니고 있으며 일부는 지난 11일 시흥에서 홍역 환자로 확진된 생후 8개월 된 영아와 접촉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은 의료기관 종사자와 방문자, 어린이집 등 이 환자들과 접촉한 374명을 자가 격리하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선별진료소를 설치,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접촉자들의 경우 예방접종도 했다.

앞서 도는 지난해 12월 24일 안양에서 홍역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3주간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지난 13일 홍역감시체계를 해제했다. 이 환자는 태국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뒤 열흘이 지나 홍역 확진 진단을 받았다. 홍역 감시체계를 종료하자마자 시흥과 안산에서 또 다시 홍역환자가 발생한 셈이다. 도는 앞으로 6주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면서 환자 접촉자 모니터링 등 확산 차단에 주력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홍역은 치사율은 거의 없지만 전염성이 강해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도 홍역 확진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대구 동구 한 소아과의원과 문화센터를 방문한 생후 9개월 된 남자아이가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대구·경북지역에서만 16명이 홍역에 걸렸다. 20~30대 성인이 8명, 영유아가 8명이다.

홍역은 기침 콧물 결막염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고열과 함께 얼굴에서 시작해 온몸에 발진이 나타난다.

영유아 RSV 환자도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18일 제주도의 모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1명이 RSV에 감염됐다. 인천 서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도 6명의 신생아가 RSV 확진 판정(19일 기준)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이들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을 폐쇄하고 조리원 관계자와 접촉자 등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앞서 경기 시흥의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10명이 RSV에 감염됐고, 대구에서는 이달 들어 30여명이 집단으로 RSV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RSV는 재채기와 코막힘,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며 잠복기는 2~8일이다. RSV와 홍역 모두 감염된 사람과 접촉하거나 침방울을 통해 쉽게 전파되는 만큼 손씻기와 기침 예절 지키기 등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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