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회복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 공개 제안 … 지배구조위·보상추진위·임추위원회 설치 요구

신용등급개선·경영효율화 위해 자산매각·적자사업 정리 요구 … '밸류 한진'에서 주주 의견 취합 중

행동주의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에 대한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돌입했다.

한진에 신용등급 개선 및 경영 효율화 달성 등을 위해 자산매각과 적자사업 정리를 요구한 데 이어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한진칼과 한진 및 이들의 대주주측에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KCGI는 한진그룹이 만약 이 제안에 불응할 경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직원연대지부 등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는 플라자 호텔 앞에서 국민연금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주주권행사(스튜어드십코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21일 KCGI는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한진'이라는 부제가 붙여진 공개 제안문을 통해 "경영진이 추천하는 사내이사 1인, 일반주주 및 KCGI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2인, 외부 전문가 3인 등 6인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를 설치해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안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심의를 담당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임원들에 대한 합리적 평가와 보상체계 도입을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하고,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임원추천위원회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제안서에는 'KCGI가 바라보는 한진그룹의 위기'와 'KCGI가 제시하는 해결 방안'이 설명되어있다. 제안서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글로벌 항공사 대비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상태이고, 유가 상승 등 잠재된 위험 요소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대한 대응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지배구조 등급이 4년 연속 C등급에 그치는 낙후된 지배구조로 인해서 일반 주주, 채권자, 직원 더 나아가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때문에 기업지배구조개선과 기업가치제고, 고객 만족도 개선 및 사회적 신뢰 제고 등 3가지 측면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KCGI는 먼저 지배구조위원회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 임원추천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기업가치 제고방안'의 일환으로는 먼저 현재 한진그룹의 신용등급을 2014년 한진해운 투자 전 기준(A-)(연간 2.5조원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부채비율 300% 이하, 차입금 의존도 30% 이하 달성 목표)으로 상향시키기위한 '한진그룹 신용등급 회복을 위한 5개년 계획' 수립을 제안했다. 현재 한진그룹의 신용등급은 'BBB0'다.

또 만성적자를 기록 중인 '칼호텔네트워크'와 'LA윌셔그랜드호텔', 노후화된 '와이키키리조트',인수 이후 개발이 중단된 '송현동 호텔부지',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 '왕산마리나' 등 항공업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부문에 대한 투자 당위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투자방안마련을 제안했다. 이어 외부 전문 기관의 자문을 얻어 한진그룹의 경영효율성, 리스크 관리, 대외 이미지 하락에이슈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그룹의 장기 발전 방향에 대한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고객 만족도 개선 및 사회적 신뢰 제고방안'의 일환으로는 △일반주주, 임직원, 협력사 및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그룹내 일반직원들로 이루어진 상설 협의체를 조직해 한진그룹의 사회적 책임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사회책임경영 모범규준을 채택하여 이행하는 등의 사회적 책임 강화방안 마련을 제안하고,△임직원들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기 위한 '한진人 자존감 회복 프로그램' 등의 실질적 소통방안을 제안했다.

KCGI는 "이번 공개 제안에 대해 한진칼과 한진의 대주주와 경영진들이 전향적인 자세로 응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며 이들의 태도변화가 없을 경우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행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KCGI는 "한진그룹의 성장이 둔화되고 기업가치가 저평가 된 데는 그 동안 주주들의 소극적인권리행사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며 한진그룹의 주주들의 많은 참여도 당부했다. 이를 위해 밸류 한진이라는 제목의 웹사이트(valuehanjin.com)를 개설했다. KCGI는 이를 통해 한진칼, 한진 주주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한편 한진은 이달 말 총 700억원 규모의 2년물과 3년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자금은 운용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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