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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금융사 부실공시, 명확한 제재근거 없어

지배구조 공시 첫 점검

위법 피하려 형식적으로

금감원 "사태심각" 판단

등록 : 2019-02-08 12:39:28

금융회사 대부분이 지배구조 관련 공시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제재를 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근거가 없어 금융당국이 1년간 계도기간을 거친 후 제재를 검토하기로 했다.

지배구조 관련 공시는 금융회사 의사결정구조의 투명성을 향상시켜서 외부의 압력을 막아낼 수 있는 제도적 대책의 첫 단추다.

8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배구조 내부규범과 연차보고서 공시대상인 125개 금융회사의 공시 내용을 조사한 결과 최고경영자 승계과정과 이사회 운영 등 지배구조의 핵심사항에 대해 절반이 넘는 금융회사의 공시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이 공시 내용을 점검한 것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법률에 따라 지배구조 관련 공시를 하지 않은 금융회사는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

금융회사들은 100% 공시를 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본 금감원은 사태가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결여돼 있어 사실상 하나마나한 공시가 됐는데, 위법을 피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실 공시를 처벌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는 없다. 지배구조 공시와 관련한 세부양식은 금융권의 각 협회(은행연합회 등)에서 정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금융회사의 부실공시는 협회 규정을 위반한 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협회 규정을 위반했다고 금융당국이 제재를 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금융회사 내부규정 위반에 대해 제재를 못하는 것처럼 협회 내규 위반도 제재를 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법에서 위임한 규정이어서 제재를 할 수 있는지 등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전체 세부점검 28개 중 미흡항목이 13개 이상인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실무자 간담회를 실시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 점검에서도 부실공시가 반복될 경우 어떤 식의 제재가 가능한지와 종합검사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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