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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인터뷰 | 권나현 명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도서관 본질은 '시민성' 강화…일반열람실 '사유화'는 문제

사회통합기능 강화해야

공유공간 등 변화 대응 필요

등록 : 2019-02-11 12:32:28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칸막이로 구획을 나눈 형태의 일반열람실입니다. 시민들은 좌석을 맡아 책과 물통 등 개인 용품을 두고 사유화해서 폐쇄적으로 사용합니다. 도서관을 방문하는 것은 도서관이 갖고 있는 자료를 활용하고자 하는 것인데 일반열람실을 이용하는 이들은 개인 책을 활용해 학습합니다. 이런 일반열람실을 관리하는 것은 공공도서관의 본질적 기능이 아닙니다.”

7일 명지대 연구실에서 만난 권나현 교수의 일성이다. 권 교수는 일반열람실이 ‘시민성’ ‘공동체성’을 추구하는 공공도서관의 본연의 역할과는 달리 ‘폐쇄성’ ‘사유화’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도서관에서 일반열람실 기능을 덜어내고 사서들은 시대 흐름에 대응해 이용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도서관에 일반열람실을 두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인가.

다른 나라 공공도서관에서는 칸막이로 구획을 한 공간을 보지 못했다. 한국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시험 위주 교육제도를 갖고 있고 고시와 공채 등 시험을 봐서 사회에 진입한다. 해방 이후 가난한 나라였을 때 단칸방에서 온가족이 살면서 가정 내에서 입시 준비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사회적 요구들을 공공도서관이 공적으로 수용해 일반열람실을 만들었을 것이다.

■일반열람실의 주된 문제점은.

공공도서관은 역사적으로 근대의 산물이다. 귀족 등 독점 체제가 무너지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는 주권 의식, 평등 의식이 생기면서 공공도서관이 탄생했다. 대표자를 선출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 공공도서관을 통해 사람들은 지식정보에 접근하기 쉽게 됐다. 이처럼 공공도서관은 민주주의의 발전과 같이 시작됐다.

일반열람실은 민주 시민을 키워내는 곳이 아니라 암기식 교육을 하는 공간이다. 자기 생각을 발전시키고 타인과 소통하는 곳이 아니라 지양해야 할, 수동적이고 왜곡된 교육방식이 계속되는 곳이다. 공공도서관은 스스로 사고하고 역량 있는 시민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식정보를 활용하는 곳인데 일반열람실 이용자들은 공공도서관을 그렇게 활용하지 않는다.

일반열람실은 여러 사람을 수용하는 열린 공간인 것 같지만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보면 공공도서관의 본질에 위배된다.

■사서들은 일반열람실 이용자들의 민원에 힘들다고 한다.

미국 공공도서관사를 보면, 공공도서관 이용을 통해 시민들이 공공성을 체득하고 시민의식을 키워왔던 것을 볼 수 있다.

공공도서관은 기본적으로 사회통합장치 역할을 한다. 미국에서 이민자들이 사회에 진입할 때 글과 사회 제도 등을 배울 수 있는 완충제가 된 곳이 도서관이었다. 최근 북유럽에서 난민들을 수용할 때도 이와 같은 도서관의 역할이 강조됐다. 시민들은 난민들과 함께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같이 책을 읽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등한 자격을 가진 시민으로 인식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최근 공공도서관 이용자들의 가치관에 관한 연구를 했는데 타인을 배려하고 공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편주의 가치관을 가진 시민들의 공공도서관 이용 비율이 낮았다. 일반열람실은 시민들이 공공성을 기르는 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민원으로 갈등을 조장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일반열람실 폐지와 그 대안에 대해 시민들과 같이 생각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공공도서관은 어떤 역할에 집중해야 할까.

공공도서관에는 참고도서가 있다. 비싸서 개인이 사지 못하는 것들이다. 지식정보에 누구나 접근하기 힘드니까 도서관이 사서 공유한다. 그리고 이것들을 이용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사서가 있다. 도서관이 탄생할 때부터 해 오던 일들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

또 해외 공공도서관의 상당수는 취·창업 등 경제경영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들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 사회가 변화하면서 3D 프린터 등 새로운 기기들이 생긴다. 공공도서관에서 이를 이용할 수 있으면 미래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다를 수 있다. 최근엔 도서관에 공유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평생교육기관이라는 구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요람에서 무덤까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사서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 같다.

공공도서관은 시대 흐름에 대응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 새로운 도서관의 역할에 사서들이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재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사서들이 그 시간에 개인 학습자들의 민원을 처리하고 있으면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추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양질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은 시민들이다.

도서관만 짓기만 해서는 안 된다. 도서관을 통해 시민들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보장하려면 도서관을 경영하는 전문인력인 사서들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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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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