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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관악구 '소상공인 대출문턱' 낮췄다

새마을금고·신협 손잡고 이자부담 줄여 … 공무원 통장개설·공공자금 예치로 화답

등록 : 2019-02-12 11:22:43

"사업운영자금 이자가 7.19%였는데 4.8%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1000만원 이내 신용대출은 7.0%에서 4.5%로 낮아지구요. 서류 준비하시면 2~3주 정도 걸립니다."

서울 관악구 은천동 은천새마을금고 본점. 인근에서 작은 건축회사를 운영하는 서 모(67)씨가 대출상담 끝에 "2~3주는 너무 길다"며 "당장 (돈이) 급하다"고 독촉한다. 옆에서 상담과정을 지켜보던 박준희 관악구청장과 이장규 금고 이사장이 "이왕이면 빨리 해주라"고 입을 모은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사업자금 대출을 위해 새마을금고를 찾은 주민에 상생경제를 위한 경제활성화 분야 협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관악구 제공


관악구가 지역 금융기관과 손잡고 소상공인 대출문턱을 낮춰 눈길을 끈다. 민선 7기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지역경제 살리기 일환이다.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고 소상공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생경제'를 위해 가장 우선 과제로 대출이자를 인하하기로 했다.

상생경제는 지역 경제여건을 따져봤을 때 필수 사항이다. 지역에 기반을 둔 사업체 2만6377개 가운데 종사자 수가 4명 이하인 영세업체가 84%(2만2224개)에 달한다. 구는 지난해 말 구의회와 시설관리공단 관악문화관도서관 등 공공기관과 새마을금고이사장협의회 신용협동조합 관악구상공회까지 10개 기관이 참여하는 '경제 활성화 분야 협약'을 맺었다. 공공과 지역금융 소상공인이 뜻을 모아 동네에 돈이 도는 체계를 만들자는 목적이다.

협약 주 내용은 소상공인·골목상인 대상 융자율 인하와 1기관·1인 1계좌 만들기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영세사업체와 상인이 급전을 빌릴 때 이자율을 낮추는 동시에 금융권을 편안하게 이용하도록 서비스 질을 높이기로 했다. 사업운영자금과 대환자금 대출금리는 7.19%에서 4.8~5.5%로, 소상공인 특별지원 대출은 6.5~7.0%에서 4.5~5.5%로 1~2% 이상 각각 낮췄다.

공공기관과 공무원은 지역금융에 예금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화답한다. 동주민센터와 보육시설 등 구에서 공공자금을 지원받는 265개 기관은 새마을금고나 신협 계좌를 개설해 이용한다. 박준희 구청장을 포함한 공무원 1400여명은 '1인 1계좌 만들기'에 동참했다. 재무과 내에 임시창구를 개설해 새마을금고 직원이 파견근무를 한지 두달만에 1000명 넘게 신규 계좌를 개설했다.

중소기업 육성기금과 신용보증 지원도 확대했다. 민선 6기 15억원 규모이던 육성기금은 민선 7기 들어서면서 18억원으로 늘렸고 올해는 여기에 2억원을 더 보탰다. 이자율은 연 1.8%에서 1.5%로 떨어뜨렸다. 2021년까지 융자규모를 22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신용보증 지원규모는 당초 30억원에서 45억원으로 확대했다. 전통시장 시설 개선과 편의시설 확충, 샤로수길 보행자 우선도로와 상징조형물 설치 등 간접지원 방식도 다양하다. 올해부터는 동네 슈퍼마켓 등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판매하는 업소를 위해 판매이윤을 6%에서 9%로 인상했다. 공공 수익을 그만큼 줄여 업소의 실질 이윤을 높인 셈이다.

지역사회는 관악구의 새로운 시도에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덕현 관악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시중은행은 대출 절차가 까다롭고 처리기한이 길어 접근성이 떨어졌는데 지역금융 문턱을 낮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공공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니 눈에 보이는 효과가 곧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규 은천새마을금고 이사장은 "공공기관과 공무원들이 계좌를 개설, 수억원 이상 보이지 않는 이익을 얻었다"며 "지역 전체로 확산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관악구는 상생경제와 함께 혁신경제 사회적경제 청년경제까지 4개 축으로 지역경제 기반을 탄탄히 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말 부서별 과제를 발굴, 3개 분야 30개 과제도 추진 중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지난 6개월간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한 틀을 마련하고 환경을 조성했다면 올해는 구체화하는 원년"이라며 "6개월 가량 더 진행되면 효과가 수치로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으로 정책기조를 바꿨는데 윗목까지 따뜻해지도록 지역에서 선도하겠다"며 "제로페이 서울 등 서울시 정책과도 발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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