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매점 수의계약 진행

시 "검토 기간 길어졌던 것"

매점 위치 놓고 이견 남아

서울시가 독립유공자·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검토했던 한강매점 수의계약을 당초 계획대로 진행키로 했다.<내일신문 2월 11일자 5면 참조>

서울시는 11일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어려움에 처한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지원을 위해 원래 계획대로 한강매점 일부에 대해 수의계약을 진행키로 했다" 밝혔다.

시가 유공자 단체와 수의계약을 진행키로 함에 따라 독립유공자 단체는 한강매점을 위탁 운영해 그 수익으로 형편이 어려운 유공자 가족을 도울 수 있게 됐다.

시가 형평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대로 독립유공자 단체를 지원하게 된 것은 박원순 시장의 결정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박 시장은 공정한 관리에 시비가 생길 수 있다는 부서 지적에 대해 "이미 다른 국가유공 단체와도 수의계약을 맺은 사례가 있고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인 만큼 독립유공자 가족을 배려하는 것이 좋겠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공원 매점은 수익성이 좋아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대형 편의점 프랜차이즈들 간에도 이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11곳 매점에 대한 입찰 공고는 이달 중순쯤 발표될 예정이었다. 난지 2곳, 뚝섬 지구 3곳, 여의도 지구 4곳, 반포 지구 2곳 등이다. 입찰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20조에 따라 최고가 경쟁 입찰을 통해 선정된 낙찰자가 향후 3년간 매장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입찰 대상이 된 점포들은 '한드림24(기존 한강변 노점상들의 연합체)가 미니스톱 간판으로 운영하던 곳이다. 편의점 업계가 한강매점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한강변이 매출이 높을 뿐 아니라 브랜드 노출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편의점 규제로 인해 점포 수 늘리기가 힘들어진 것도 경쟁 원인이 됐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와 편의점 업계가 기존 점포 100m 이내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규약을 도입하면서 사실상 편의점 신규 출점이 어려워졌다.

한강매점 관리 담당부서가 수의계약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이같은 상황이 반영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체 간 과열 경쟁 조짐이 일면서 한강사업본부는 적정 입찰가를 강조하고 나설 정도였다. 비싼 가격에 낙찰 받을수록 원가 보존을 위해 가격, 서비스 등이 시민에게 불리해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독립유공자 단체만 한강매점 수의계약을 하는 건 아니다. 4곳은 대한민국 상이군경회가 운영 중이다. 보훈매점 형태로 운영되던 것을 2017년 시로 귀속시켜 3년 단위 수의계약을 맺고 있다.

서울시는 독립유공자 지원계획이 오락가락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가 독립유공자 단체에게 매점 2곳을 수의계약하기로 한 것은 이미 지난 8일 결정했지만 주말 등이 겹치면서 11일 관련 사실을 단체 측에 통보한 것이라는 것이다. 시 주요 관계자는 "보고 단계부터 박 시장은 수의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었고 최종 결정은 지난 8일에 이뤄졌지만 11일에 단체 측에 통보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독립유공자 단체와 2곳 매점의 수의계약을 진행키로 했지만 여지는 남았다. 시가 지원하려는 매점 위치가 독립유공자 단체가 원하는 곳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유공자 단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 입장에선 2곳을 지원하면 약속을 지킨 것이 되겠지만 위치가 다르다면 아쉬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매점 관리를 맡은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지원 여부는 확정됐지만 정확한 매점 위치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입찰 공고 등을 조만간 확정,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수의계약 건 등 특수 상황이 있어 행정적으로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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