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결정은 김정은에 달려 … 비핵화 이행 검증 필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북미협상과 관련해 "제재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고 말해 북한이 비핵화 조치 실행에 들어가면 제재완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오는 27∼28일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 작업을 위해 이번 주말 미국팀이 다시 아시아에 파견될 것이라고 언급, 실무협상 재개를 예고했다.

동·북유럽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진행한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와 14일 미국과 폴란드 공동주최로 열린 '중동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서의 일문일답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제재 문제와 관련해 "제재들을 완화하는 데 대한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나는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결정을 하는 것은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을 것"이라며 "그는 우리에게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말해왔으며, 지금은 그가 이를 이행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제재완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대한 검증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점도 내비쳤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우리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그렇게(비핵화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는 말을 해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가 그렇게 하는지를 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가 그렇게 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는 소련과의 군축협상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협상 구호로 유명한 문구다.

이어 "우리가 그걸 하는(검증하는) 시점까지는 북한을 제외하고는 모든 나라가 지지해온, 전 세계가 (북한에 대해) 부과해온 제재는…"이라며 "모든 나라는 이것(대북 제재)이 세계를 위한 최상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여겨왔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제재를 언급하면서 '미국의 제재, 유럽의 제재가 아닌 유엔 안보리 결의'라고 부연했다.

그는 '먼저 완전한 비핵화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 뒤 제재를 해제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즉답은 하지 않은 채 과거 전임 정권들이 검증없이 북한에 대가를 내줬다가 실패한 사례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관여 정책을 통해 상당 기간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유해 발굴절차 착수 등을 이뤄냈다며 "이는 괄목할만하게 좋은 결과이며, 이제는 우리가 비핵화에 대한 조치를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두 나라(북미),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4가지 주요 조항 각각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이뤄내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비핵화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 창출 노력 등을 꼽았다. 이어 "이들 조항 각각에 대한 진짜 진전을 이뤄내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며 "두 지도자(북미 정상) 역시 그렇게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어떠한 가시적 진전을 보길 원하느냐는 추가 질문에 "구체적 내용에 관해 이야기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우리는 많은 협상에 참여해왔고, 이 가운데 전부 알려졌던 건 아니고 최근 들어 상당부분 알려지게 됐다"며 "우리의 두 팀에 의해 이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여러분도 보고 있는데, 한 팀이 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해 나가기 위해 이번 주말에 다시 아시아로 떠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바에 관해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