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1운동 100주년 기념, 유적지 인근 정류소 명칭 변경

안중근·유관순 활동 터 등 시내버스 12곳, 마을버스 2곳 확정

"이번 정류소는 효창공원삼거리 윤봉길 의사 묘역입니다."

앞으로 서울시내 버스정류소 곳곳에서 독립운동가와 독립운동 유적지 이름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독립유적지 명칭과 관련된 독립운동가 이름을 시내버스 정류소 명칭에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시가 정류소 명칭 변경에 나선 것은 일상에서 독립운동을 기념, 역사의식을 고취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정류소는 김 구 집무실·경교장으로 바뀐다. 안중근 의사 활동 흔적이 남은 중구의 서울백병원 인근은 서울백병원·국가인권위·안중근 활동 터로 정류소 명칭이 바뀐다.

서대문경찰서 정류소는 서대문경찰서·농협은행·유관순 활동 터로 변경된다. 유관순 열사는 이곳에서 300m 떨어진 이화여자고등학교(당시 이화학당)를 다니며 기도회, 시국강연회 등을 개최했다.

이번에 이름이 바뀌는 정류소는 시내버스 12곳, 마을버스 2곳까지 모두 14곳이다. 중구가 5곳, 종로구 5곳(마을버스 2곳 포함), 성북구 2곳, 용산구 2곳 등이다.

서울시는 버스정류소 명칭 변경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논의에 착수했다. 시가 검토 대상에 올린 독립유적지는 한말구국운동 유적 24곳, 의병운동 유적 3곳, 애국계몽운동 7곳, 일제침략 24곳, 3.1운동 48곳 등 모두 106개소다.

정류소 명칭 변경에 대해 전문가, 자치구, 버스회사, 3.1운동 기념사업위원회 의견을 수렴했다. 대학교수, 전 독립관장, 3.1운동 기념사업 추진위 등 전문가가 참여한 명칭병기 선정위원회를 2차례 개최했다.

오는 21일까지 명칭변경 사업이 완료되면 표지판, 노선도, 방송 안내 등에 바뀐 이름이 사용된다. 22일 첫차부터 모두 바뀐 명칭이 사용되면 변경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편 서울시는 17일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3월 1일 서울광장~세종대로~광화문 일대에서 '3.1운동 100주년 서울시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서울광장에선 3.1운동 당시를 재현하는 만세 행진과 시민 대합창이 이뤄진다. 20개 자치구에서도 기념식과 음악회를 연다.

기념행사는 3.1절로 끝나지 않는다. 서울광장에는 다음달 2일부터 8일까지 독립운동가 1만5000여명 이름푯말이 설치된다. 서울과 평양에서 전개된 3.1운동 과정을 유물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 전시회도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다음달 1일부터 5월 26일까지 '서울과 평양의 3.1운동' 특별전을 개최한다.

3.1운동 대표 유적지들은 100주년을 맞아 새롭게 단장한다. 태화관 터는 역사광장으로 조성한다. 현재 태화관 터에는 '3.1 독립선언유적지'라는 비석만 남아 있다.

3.1운동 유적지들이 모여있는 삼일대로(안국역~종로2가) 주변은 시민 쉼터로 변한다. 독립선언문 배부터는 쉼터와 녹지로, 천교도중앙대교장은 포토존·정원 등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은 역 전체가 3.1운동 테마역으로 탈바꿈한다. 기미독립선언서가 새겨진 '100년 계단'이 만들어지고 승강장과 대합실에는 독립운동가 사진이 새겨진 조형물 등 각종 상징물 조성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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