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앞두고 영어 재개 공교육정상화법, 법사위 계류

여야 "급한 것 없다" 방관 속 '2월 국회'도 안개

개학을 앞두고 있지만 방과후 영어수업 재개를 담은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멈춰서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올들어 여야가 국회를 열지 못하고 있어 민생 부담만 키운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손혜원 국정조사와 이해충돌 전수조사, 5.18 망언 의원 제명 등을 놓고 여야간 대치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2.27 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2월 국회 자체도 열기 어렵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선거제 개혁 논의위해 모인 야3당 |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표 및 원내대표, 의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마포의 한 호텔에서 선거제 개혁 패스트 트랙 논의를 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테이블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정의당 이정미 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의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19일 여야의 복수 관계자는 "당장 국회를 열기로 여야가 합의해도 3일후에야 실제로 법사위를 개최할 수 있는데다 한국당의 전당대회도 있어 2월 국회를 포기하고 3월 4일부터 3월 국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강력한 요구와 압박으로 여야가 '2월 국회'를 여는 데 동의한다 해도 실질적으로 상임위, 본회의를 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회 개회에 적극적이지 않은 여야 = 여야가 국회를 열 의지가 그리 강하지는 않아 보인다.

총선 공천권을 가진 당대표 선거를 1주일 앞두고 있는 한국당은 '입법 현안'보다 '당권 경쟁'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손혜원 국조'를 움직일 수 없는 협상카드로 제시해놓고 한 발자국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국회를 열 생각이 없다'는 신호로 읽고 있다.

국회 운영의 책임을 지는 여당으로서 민주당도 "그리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의 새로운 당대표가 나와야 대화와 타협의 물꼬가 터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서도 특별히 급한 것이 없다"면서 "나경원 원내대표 체제에서는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는만큼 새로운 리더십이 나오면 국회 정상화 문제를 풀려고 할테니 그때가서 해결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전당대회와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이후인 3월 국회를 여는 게 현실적이라는 주장이다.

◆민생만 쪼그라드나 = 거대 양당의 대치국면이 민생의 부담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저임금 제도 개선, 탄력 근로제, 초등학교 저학년 방과후 영어교실, 체육계 성폭력,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안 비준, 쌀 목표가격 결정 등 시급한 민생현안부터 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제안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오로지 민생을 위한 제안에 즉시 응답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시급한 게 '방과후 영어 재개'다.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은 선행학습 금지의 일환으로 차단해온 초등학교 1·2학년의 '영어 방과후 학교 과정'을 재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초등 1·2학년 방과 후 영어수업을 복구하는 방안이 지난해 12월 교육위를 통과했으나 법사위를 넘지 못해 본회의에 상정할 수 없었다.

법 개정이 표류하면서 대다수 초등학교는 영어수업 없이 1학기 방과 후 수업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 안하는 국회' 탓에 학부모들의 혼란이 작지 않다는 평가다.

국회 핵심관계자는 "민생 문제라도 처리해야 할텐데 국회가 정쟁에 휩싸여 있다"면서 "국회 안에 대화와 타협이 막히면 민생만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장세풍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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