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표 추정, 파괴력 '상당'

황교안-김진태 선택 주목

한국당의 2.27전당대회가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변수는 '태극기 표심'이라는 관측이다. 지역 연설회장을 태극기 청중이 가득 채우면서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점도 있지만, 실제 태극기 당원이 상당한 규모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대는 '황교안 대세론'이 아직까지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로 인해 잠시 위기를 맞았지만 대세론은 여전하다는 것. 오세훈 후보와 김진태 후보가 거세게 추격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종반전에서는 '태극기 표심'이 핵심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18일 대구·경북 연설회장에는 태극기 청중이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김진태"를 외치는 함성이 가득했다. 김 후보는 "지금 어딜 가나 김진태를 외치는데, 이것이 당심이고 민심"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연설회장 분위기만으로 '태극기 표심'의 파괴력을 점치는 건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다만 '태극기 표심'의 규모와 적극성을 따져보면, 분명 전대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5월 지방선거가 끝난 뒤 한국당 책임당원은 대략 4만 8000여명 늘어 32만여명이 됐다고 한다.

한 후보측 관계자는 "이중 1만 8000여명은 전대 출마를 위해 TK출신 인사가 끌어모은 숫자"라며 "나머지 3만명은 태극기 당원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김진태 후보 출마선언식에서는 태극기 당원 3만명의 입당원서 전달식이 이뤄지기도 했다.

태극기 당원이 3만명이라면 전체 책임당원(32만명)의 10%에 육박한다. 더욱이 이들 태극기 당원의 투표율은 다른 당원에 비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전대 투표율은 20∼30%에 그쳤지만, 태극기 당원은 훨씬 높을 것이란 얘기다. 전체 책임당원의 10분의 1 정도지만, 실제 파괴력은 20∼30%선을 넘을 수 있다는 것. 앞서 관계자는 "태극기 표심이 누구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판세가 영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극기 표심은 황교안-김진태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김 후보에게 쏠림현상을 보인다면 김 후보는 당초 예상을 뒤업고 깜짝 놀랄 성적표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황 후보에게 표가 분산된다면 '김진태 바람'은 찻잔 속 태풍이 될 수 있다. 오세훈 후보는 태극기 덕은 못보지만, 태극기 역풍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엄경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