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위트 38노스 대표

트럼프 장단기 악재도 제시

북미정상회담을 1주일 앞둔 가운데 미국의 북한 전문가로 알려진 조엘 위트 38노스 대표는 "가장 큰 과제는 수년간의 이행을 요구하는 어떤 합의에도 지속적으로 지지를 할 것인가에 대한 정치적 과제"라고 짚어냈다.

그는 19일 국회 한국외교안보포럼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 1세미나실에서 열린 '제 2차 북미정상회담 전망' 간담회에서 "비핵화를 하거나 북한이 가장 위협적인 미사일을 포기하게 된다면 그것이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중요한 성과가 진전될 수 있도록 북미간 지속적인 협상을 즉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엘 위트와 이수혁 의원 |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외교안보포럼 주최 조찬간담회에서 '38노스' 운영자 조엘 위트(왼쪽)와 민주당 이수혁 의원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이어 "북한과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를 성사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면서 "비핵화와 북한의 미사일 전력을 포괄하는 합의 등을 이행해야 하는 엄청난 과제가 있으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고 많은 인력과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미 양국이 합의를 준수하고 불가피한 분쟁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도 했다.

위트 대표는 단기적으로 트럼트 대통령에 대한 수사착수, 광범위한 국내외 정책현안에 대한 트럼프-민주당의 대립 증가, 2020년 대선전에 돌입한 미국 현실 등을 부정적 요인들이 잠재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로버트 뮐러의 수사가 마무리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결론난다면"이라고 전제하고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는 협상 상대로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인 문제로는 "앞으로 2년후 강력한 반트럼프 공약을 내세운 민주당 후보자가 새 대통령으로 선출"될 가능성을 상정하고 "대북 합의를 포함한 트럼프의 모든 업적을 쓰레기로 폐기해버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트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에 임하는 태도와 함께 정책결정의 핵심인물을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년동안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150명 이상의 관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바마, 트럼프, 그리고 북한'에 대한 책을 쓰기 위한 조사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평양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북한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러고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주류의 외교정책에 얽매이기 보다는 북한문제에 있어 어떠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고 미국에 대한 북한 대량살상무기의 잠재적 위협을 끝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붓고 있다"며 "정상회담을 자신의 잠재적 승리와 노벨상 수상의 기회로 보는 모험가이며 협상가"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이 진실하지 않다고 느끼지 않는 한 미국내 비판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는 디테일에 강한 사람이 아니다"고도 했다.

더불어 그는 "트럼프의 독단적인 성향, 미국 주류 대외정책에서 벗어나려는 성향, 디테일에 집중하지 않는 성향들의 조합 때문에 큰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트럼프는 한미동맹의 미래, 지역내 미국의 이익, 동북아의 미래를 위한 협상 타결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고려가 없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의 대북정책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세사람을 중심으로 결정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위트 대표는 "부시행정부 2기 대북정책도 부시-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크리스토퍼 힐 대사간의 결정으로 이뤄졌다"면서 "스티븐 비건은 실용적이고 현안 파악이 빠르며 외교정책을 성공시키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위트 대표는 "미사일 협상에 있어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력 제거가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해결하지 못하고 미국이 그 단계에서 멈출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은 북한의 미사일 전력을 감축하려는 노력의 첫 단계일 뿐만 아니라 한국 안보를 실질적으로 강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외교안보포럼 회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은 "2019년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프로세스가 속도를 내는 진전의 해가 될 것"이라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일정한 수준의 비핵화 진전과 그에 상응하는 분명한 조치들에 대한 실질적인 합의가 이뤄진다면 이는 한반도 평화를 확고히 구축할 수 있는 또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조엘 대표는 위성사진 분석으로 북한의 핵개발, 전력증강,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의 징후를 포착했으며 북한문제를 분석해 온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 중 한 명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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