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소비다양화 추세" … 광어양식 위기감 확산

국민횟감 1위 자리가 광어(넙치)에서 연어로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국내 어류양식의 선두주자인 광어양식에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최근 '국민횟감 광어, 소비다변화 등 생존전략 마련해야'라는 보고서를 발행, 지난해 국내 횟감용 어류 공급량 중 연어의 월 평균 점유율이 광어를 추월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광어는 2008년 월평균 3700톤 안팎으로 전체 공급량의 50~60%를 차지했지만 지난해는 월평균 2786톤 공급에 그쳐 30~40% 비중으로 낮아졌다. 반면, 연어는 10년 전에 비해 3배 증가한 3636톤을 기록, 월 50%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KMI는 수요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구글에서 광어 연어 방어에 대한 트랜드 조사를 한 결과 연어와 방어가 광어보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김대영 KMI 수산업관측센터장은 19일 "광어가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소비자 요구에 적극 대응하는 생존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어소비가 줄어들면서 산지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올해 1월 광어 산지가격(실질 기준)은 kg당 7647원으로 10년 전에 비해 21.6% 하락했다. 명목가격도 8600원 수준이다. 이는 생산비(9739원)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양식어가의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연어만 광어 자리를 위협하는 게 아니다. 겨울철(10~2월) 소비를 중심으로 방어 점유율도 증가하고 있다. 방어는 10년 전 겨울철 월평균 점유율이 4~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5% 비중으로 증가했다.

국내 어류양식 1위인 광어를 대체하는 연어, 방어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연어 수입량은 지난해 2만4058톤으로 4058톤으로 10년 전보다 10배 가량 늘었다. 냉동연어와 기타 연어제품을 합치면 수입량은 이를 초과한다. 방어도 1574톤을 수입, 국내 자연산 방어 생산량의 20% 수준에 달했다. 횟감용 어류 수입은 민어 돔류 농어 등으로 확산되고 있어 광어 소비를 대체할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횟감용 어류 수입량은 국내 광어생산량(3만6494톤)보다 많은 3만8251톤에 달했다.

KMI는 광어양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비용을 낮추는 양식시스템 도입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한 위생관리 강화 △활어소비를 벗어난 시장세분화 △1인용 상품 등 다양한 제품개발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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