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후보 발언에 정치권 비판 쏟아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5.18 망언'에 이어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한국당의 퇴행적 역사인식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한국당이 5.18 망언으로 헌법과 민주주의 가치에 정면으로 도전하더니 어제는 황교안 전 총리 등 당권주자들이 앞다퉈 탄핵이 잘못됐다고 했다"면서 "또다시 퇴행적 역사인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7년 탄핵은 3.1운동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온 국민이 분연히 떨쳐 일어난 민주혁명이었다"며 "이 뜻을 받들어 여야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탄핵소추가 이뤄졌고 헌법재판관 만장일치로 탄핵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교안 전 총리도 당시 담화문을 통해 탄핵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내려진 것으로 헌재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제 와서 탄핵이 잘못됐다 하는 건 명백한 자기부정이고 민주주의를 수호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내대표는 "5.18망언 의원을 제명하지 않는 것은 쿠데타를 옹호하는 것이며 탄핵을 부정하는 것은 국민의 힘으로 지킨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헌법과 민주주의 정신을 존중하지 않는 정당은 존속할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당에 "건전한 보수가 아닌 극우의 길을 가겠다는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제1 야당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헌법과 민주주의를 부정한 역사퇴행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에 대해 "건전한 견제와 비판, 국정운영의 균형을 잡아줄 야당의 역할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오로지 당권 쟁취에만 몰두하고 역사를 과거로 돌리려는 거만함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특히 극우경쟁으로 치닫는 한국당의 전당대회와 관련해 "온통 극단적 지지자들에 의해 극우정치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19일 황 후보의 발언 직후 논평을 내고 "역사인식의 수준이 개탄스럽다"며 "정치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와서 탄핵을 부정하는 것은 국민을 더 불행하게 만들 뿐"이라고 우려했다.

정의당도 "도로 박근혜당으로 회귀하겠다는 선언"이라며 "국정농단의 부역자로서 그에 딱 맞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구본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