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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박원순 '미세먼지 시즌제' 이끌어낼까

환경부-수도권3개시도회의

지자체 공조·조례개정 과제

"비판받던 정책 대부분 채택"

등록 : 2019-03-14 11:07:26

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기간에 비상저감조치를 상시적으로 가동하는 '시즌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3일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가 참석한 공동 회의에서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을 적극 제안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박원순 시장이 13일 환경부-수도권3개시도 미세먼지 공동 회의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박 시장은 회의에서 "현행 비상저감조치로는 획기적인 저감은 어렵다"며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미세먼지 시즌제란 고농도 미세먼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특정 시기를 정해, 해당 기간 내내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박 시장 제안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11월부터 3월까지 석탄발전소 가동 상한제, 5등급차량 상시운행제한 등 대기질 악화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됐다.

박 시장은 시즌제를 제안하며 "이미 대기질이 악화된 상태에서는 조치를 취해도 효과가 없다"며 "악화되는 시기에 맞워서 그 시즌 내내 도로 청소 등 각종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최근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을 역설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상상황 발생 때 즉각적 대처도 중요하지만 일상적 대책이 전제돼야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 등 한발 빠른 대책을 준비해 가겠다"고 말했다.

더 강력한 저감조치가 필요하다는 박 시장 주장에 환경부도 호응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미세먼지 강도가 높아지면 탄력적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5등급에만 적용하는 차량 운행제한을 비상저감조치 3일, 6일 등으로 구분해 운행제한을 4등급에서 더 낮은 등급까지 확대하는 단계적 강화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5등급 차량은 전국 269만대, 수도권만 40만대에 이른다. 3, 4등급 차량 대수는 환경부가 집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유차는 새 차도 3등급에 속한다. 조 장관 말대로 단계 별 강화 조치가 적용되고 6일 이상 비상저감조치가 계속되면 경유차 전체에 운행제한이 적용될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제도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과 이에 따른 지자체 간 공동행동이다. 시즌제 등 더욱 강력한 저감조치가 시행되려면 근거가 마련돼야 하지만 서울에 비해 인천·경기는 아직 과태료 부과 등 강제조항을 두고 있지 않다.

3, 4등급 차량까지 운행을 정지하려면 서울을 비롯한 시·도들이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중앙정부는 등급을 분류하지만 세부 시행은 지자체 몫이다. 서울시는 현재 5등급 차량에 대해 조기 폐차 지원금, 공해저감장치 부착 비용 지원 등을 실시 중이다. 4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하려면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등급 확대에 따라 각종 지원을 늘리려면 예산도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만 5등급 차량 단속을 하는 것에 대해 불만 여론이 높다. 3,4 등급으로 운행제한 확대는 재난 수준 미세먼지에 대한 높은 수준 공감대 없이는 도입이 어렵다.

하지만 올 들어 최악의 미세먼지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강도 높은 대책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차량운행제한 등 서울시 대책이 나올 때마다 과잉이란 지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늦었다는 비판이 나온다"며 "늑장 대응보다 과잉 대응이 낫다는 인식이 미세먼지에도 적용되는 만큼 서울시가 선 제안한 시즌제 도입도 논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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