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훈센 총리와 회담중 강경화 장관에게

"청 NSC, 다각도 접촉 … 북한 진의파악"

캄보디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비핵화 협상중단 고려' 기자회견과 관련한 내용을 강경화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보고 받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북한 최 부상의 발언의 정확한 내용과 의미 파악을 위해 다각도의 접촉을 벌이고 있고, 조만간 문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 순방을 수행 중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캄보디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도중 강 장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최 부상은 이날 평양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할 의사가 없다"면서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최 부상은 또 "미국이 지난달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렸다면서 북한의 향후 행동계획은 공식성명을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대변인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최 부상이 정확하게 무슨 발언을 했고, 그 발언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각도로 접촉해서 진의를 파악하고 있다"며 "보고가 완성되는 대로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외신을 통해 번역된 내용만으로는 북한측의 정확한 의도가 무엇인지를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와 정부는 베트남 하노이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 북한과 접촉을 통해 중재방안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북한과의 접촉'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물밑접촉은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소통에 어려움이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정확한 진의 파악에 나서면서도 북미협상이 결렬 수준까지 가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김 대변인은 "일단 (북한의) 진의를 판단해봐야 하지만 협상이 결렬되거나 또는 협상 테이블이 깨지거나 그렇게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게 언론 분석"이라면서 "목적지까지 도달해 가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우여곡절도 있고 어려움과 난관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북한이 협상중단 고려 입장을 비치면서 리용호 외무상이 아닌 최선희 부상을 내세운 점을 주목했다. 협상결렬 이후 미국정부가 강경입장을 거듭해서 내놓고 있는 것이 대한 대응차원의 입장표명으로, 정상간 협상 테이블 자체를 깨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변인도 브리핑 후 이같은 의미를 묻는 취재진에게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놈펜 =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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