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남 고성군·거제시와 우호교류협약 체결

교류협약 54건 가운데 49건 박 시장 임기 내 추진

호남 이어 영남권으로 확대, 지역안배에도 신경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와 지자체 간 교류협력을 '전국화'하고 있다.

박 시장은 두 차례 고사 끝에 지난해 17개 시·도가 참여하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호남에 집중됐던 협약을 영남으로 확대하는 등 지자체 맏형 역할을 자임하고 협력 도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시장은 18일 경남 고성군과 거제시를 방문, 서울시와 우호교류협약을 체결했다.

 

고성군을 먼저 찾았다. 백두현 고성군수와 만나 친선교류, 예술·스포츠, 관광, 농어업, 우수정책 공유 등 5개 분야 협력을 약속하고 서울시-고성군 상생발전을 위한 우호교류협약을 체결했다.

오후엔 거제시를 방문했다. 변광용 거제시장과 만나 도 도시 간 우호교류협약을 체결하고 도시재생. 홍보, 안전 먹거리, 예술, 관광, 스포츠 등 7개 분야 협력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취임 후 서울시와 지방 지자체 간 교류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가 지방 지자체와 맺은 교류협력 체결 건은 모두 52건이다. 이중 47건이 박 시장 임기 중인 2011년 이후에 이뤄졌다. 박 시장이 지자체와 교류협력 확대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의 교류협력 확대는 해마다 주요 협력 지역을 달리하는 등 장기적 계획 하에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충청 지역과 협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7월 충북 영동군재경군민 총회에 참석한 박 시장은 "서울시가 영동군 농특산물을 전량 팔아드리겠다"고 말했다. 영동은 박 시장 처가가 있는 곳이다. 같은해 12월에는 충북 진천군, 충남 홍성군과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영남권 지자체와 교류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간 교류 지역이 호남권에 치중됐다는 지적에 따라 지역 안배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12일에는 구미시와 상생협력 발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지난 1월에는 경남 함양군과 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를 방문한 서춘수 군수와 상호 교류협력 확대와 상생공동체 형성을 위한 우호교류협약을 맺었다.

야당 단체장과 협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서울시와 대구시는 2011년부터 다양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개최 및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에 이어 2017년에는 '대구-서울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7월에는 대구-서울 도시재생 업무협약도 체결했고 양 도시 간 실질적 업무 협력을 위해 직원들 상호교류 근무도 추진 중이다.

박 시장의 지방 지자체와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대선 전략 일환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의 경험과 자원을 공유한다는 명분으로 지방과 접촉을 강화해 단체장과 지역민 환심을 얻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서울의 한 다선 단체장은 이와 관련 "서울시는 전국 지자체와 교류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박 시장 대선 전략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 성장 동력인 지방자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단, 서울 중심이 아닌 어려움에 처한 지방을 돕는다는 방향이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안배에 전국적 고려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도지사협의회장이자 대한민국 대표 도시 서울시장으로서 지방과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라며 "전략적 안배라든가 그런 계산이 개입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종로구 안국동에 '상생상회'를 열기도 했다. 전국 기초 지자체 등에서 추천받은 1200여 가지 농특산물을 상설 전시·판매하는 공간이다.

교류의 양보다 질적 측면이 강조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북도 한 기초단체장은 "교류 건수가 아니라 협력의 실제 내용이 중요하다"며 "협약 체결로 그치지 않고 실질적 추진이 잘 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등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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