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수표교 20일 개관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외쳤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기리고 사각지대 노동자를 지원하는 시설이 문을 연다. 서울시는 전태일 열사 분신 장소인 청계천 수표교 인근에 지상 6층 규모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을 마련, 4월 정식 개관에 앞서 20일부터 시민들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전태일 열사 정신을 담은 기념관을 마련해 20일 시민들에 공개한다. 열사의 삶과 우리 노동운동 역사를 보여주는 상설전시와 함께 개관 기획전시, 공연 등도 준비돼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기념관은 전태일 열사 정신을 잇는 상징시설이자 사각지대 노동자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시는 "노동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라며 "한국 노동운동 역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전시공간과 노동자 중심 지원시설이 집약돼있다"고 설명했다.

지상 6층, 연면적 1920㎡ 규모 기념관은 외부부터 남다르다. 전태일 열사가 열악한 여공들 근로조건을 개선해달라며 근로감독관에게 쓴 자필 편지를 활용해 기념관 정면을 꾸몄다. 내부는 전태일기념공간과 노동자권익지원시설로 구성된다. 열사 유품과 당시 노동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실, 1960년 평화시장 봉제작업장을 재현한 다락방 '시민체험관', 노동 관련 문화공연장, 노동단체 등 공유공간이 배치돼있고 서울시노동지원센터가 입주해 취약계층 노동자를 지원한다.

서울시는 전태일 열사의 삶을 통해 우리 노동운동 역사를 보여주는 '전태일의 꿈, 그리고' 상설전시와 함께 개관기념으로 6월까지 '모범업체:태일피복' 기획전시를 한다. 2층 문화공연장에서는 20일 '음악극 태일'을 시작으로 어린이극 '안녕, 태일', 노래극 '탈환의 시작 고백' '제1회 아름다운청년 전태일 노동영화제'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학생과 청소년을 위한 전태일노동인권교육, 사회적 쟁점과 전태일 정신을 연계한 다양한 교육과정도 진행한다. 강병호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은 "양극화와 사회적 불평등이 만연한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전태일 정신을 확산하고 진정한 노동의 의미를 되살려 노동존중사회를 조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노동자 권익보호는 물론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을 펼치는 '노동존중특별시' 서울의 상징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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