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현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사무총장

얼마전 정부가 ‘제2벤처 붐 확산전략’ 대국민 보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벤처·창업 역량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인”이라며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제2벤처 붐’을 일으켜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앞으로 신사업·고(高)기술 스타트업을 적극 발굴하고, 벤처투자시장 내에 민간자본 활성화를 촉진하기로 했다. 또 스케일업과 글로벌화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벤처투자의 회수 및 재투자 촉진, 스타트업 친화적 생태계조성 등에 대한 전략과제를 제시했다. 그동안 수차례 벤처 및 창업 정책이 발표됐지만 이번에는 지속성장 가능한 벤처 성공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어 주목된다.

정책효과로 벤처·창업 지표 개선

이번 대책은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내수 및 수출부진 등 경기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비춰 볼 때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특히 대기업 위주의 고용없는 성장을 극복하고 벤처 및 스타트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올바른 방향’임에는 틀림없다. 최근들어 4차산업혁명시대가 급진전되면서 벤처창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시의적절한 전략’이라 할만하다.

문재인정부는 출범과 함께 ‘혁신성장 구현’ 을 기치로 내걸고 그동안 벤처·창업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혁신창업생태계 조성방안, 코스닥 시장활성화 방안, 혁신 모험펀드 조성 운영계획, 청년창업 활성화방안, 혁신창업 붐 조성 방안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그 내용면에서 보면 단순 벤처 및 스타트업의 발굴에서 벗어나 생존 및 성장에 필요한 대대적인 자금지원을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기반구축 정책에 이르기까지 벤처생태계 조성을 총망라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 추진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벤처·창업 관련 지표들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5만개 정도에 그쳤던 창업 법인이 지난해 10만개를 넘어섰으며. 벤처기업수는 3만7000개로, 매출액 1000억원이 넘는 벤처기업은 10년 연속 증가해 572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뿐 아니다. 미국 CB인사이트 발표자료에 따르면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한 창업기업은 지난 2014년 2개에서 2017년 3개, 2018년 6개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종전과 분명 다른 모습이다. 벤처·창업 열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하지만 문제는 ‘기업가정신 함양’이다. 기업가정신은 기술혁신을 통해 일을 만들고 일을 통해 창출된 부가가치를 서로 공유해 행복을 나누는 일련의 활동을 의미한다. 혁신과 도전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가정신은 벤처 및 기술창업을 만들어가는 기본요소이다.

최근 들어 법조인과 의료인을 비롯해 공무원 공공기관 대기업 등과 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분위기에서 기업가정신 발휘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기업가정신 위축’ 문제를 그대로 놔둔 채 자금지원 위주의 정책으로 제2의 벤처 붐을 만들어가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낮은 청년창업비중 높이는 게 관건

지난 2000년 ‘벤처 붐’이 일던 시기에 우리나라 벤처기업 중 20~30대의 청년층이 56.2%에 달했다. 기업가정신을 기반으로 청년창업이 꽃을 피웠던 시절이었다. 당시 세계적인 경영학 석학이었던 미국 피터 드러커 교수는 ‘세계 1위 기업가정신 국가는 단연 대한민국’이라고 할 정도였다. 그만큼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기업가정신 발휘가 대단했다. 하지만 그후 벤처 열기가 식으면서 20~30대의 청년창업이 비중이 2004년 48.4%, 2010년에 후에는 10% 이하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예전처럼 왕성한 기업가정신을 회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업가정신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창의성과 혁신성, 도전정신, 역동성을 키워 간다면 제2벤처 붐은 더 빨리 실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금기현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