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보고서 "영업정책, 판매수당 영향"

종신/연금/암보험 중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는 보험상품은 '연금보험'이지만 정작 보험사들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종신보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축성보험인 연금보험보다 보장성보험인 종신보험의 사업비(보험 관리 비용) 비중이 더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보험연구원이 낸 '보험상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상품 신계약 건수는 종신보험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암보험, 연금보험 순이었으나 소비자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보험상품별 검색 비중은 연금보험, 암보험, 종신보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신보험에 대한 관심도는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2017년 기준 신계약 건수를 보면 종신보험 판매(25~59세) 비중이 가장 높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초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에 대한 검색 비중(구글 트렌드 빅데이터 분석)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점차 종신보험보다 연금보험의 검색 비중이 높아졌다. 2004~2008년 평균 검색 비중은 연금보험이 57%, 종신보험이 23%, 암보험이 20% 순으로 나타났다.

2009~2013년 평균 검색 비중은 연금보험(59%), 암보험(25%), 종신보험(16%) 순으로, 소비자들은 종신보험보다 암보험을 더 많이 검색했다. 2014년 이후 이러한 추세는 더 뚜렷해지며 암보험 검색 비중이 31%으로 늘어나는 동안 종신보험은 18%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보험 계약실적과 소비자 관심도 간 차이는 판매채널의 역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상품별 판매 건수는 소비자의 관심도뿐만 아니라 보험회사의 상품 및 영업정책, 판매채널의 수당체계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저축성보험은 15%, 보장성보험은 30% 정도를 사업비로 차감한다. 보험설계사 입장에서는 연금보험보다 종신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더 많은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세대별로도 종신/연금/암보험에 대한 관심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20~30대는 연금보험을 가장 많이 검색했고 40~50대의 경우 암보험을 가장 많이 검색했다.

20~30대는 부양가족을 위한 사망위험에 대비한 준비보다 본인의 노후 대책을 우선적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고 40~50대는 노후 준비보다는 암과 같이 직면한 건강위험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20~30대이든 40~50대이든 종신보험에 대한 관심은 가장 낮았지만 실제로는 다른 보험보다 많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신계약 건수 기준 20~30대는 종신보험, 암보험, 연금보험 순으로 가입 숫자가 많았고 40~50대는 암보험, 종신보험, 연금보험 순으로 가입자가 많았다.

보고서는 "청년층의 경우 노후 소득위험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 중·장년층의 경우 직면한 건강위험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보험회사들이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석 기법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보험상품에 대한 관심도 변화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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