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발 딛고 일상을 살아가는 공간은 마을이다. 한 아기가 태어나 어린이로, 청소년으로, 성인으로 커나가는 과정은 마을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이뤄진다. 쌀집 아저씨, 반찬가게 아줌마, 꽃집 언니처럼 내가 살아가는 마을에서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면 우리 아이들의 삶이 조금은 인간적이지 않을까. 온 마을이 힘을 합쳐 아이를 길러내는 마을공동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을공동체 주말학교 ‘우리마을예술학교’를 소개한다. 



이웃과 문화예술을 나누는 모임으로 시작해
교하에 위치한 우리마을예술학교(대표 김성대)는 소외된 이웃과 예술을 나누고 평등하게 향유하기 위해 설립된 마을공동체모임이다. 2012년 6월 초동 모임을 시작해 1년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2013년 6월 우리마을예술학교를 창립했고 이후 마을축제 기획과 생활문화 동아리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고등학교 미술교사인 김성대 대표는 청소년이 중심이 된 벽화제작 동아리 ‘그린나래’, 축제기획 동아리, 영화제작 동아리 ‘뒷집프로독숀’, 중장년층 동아리 ‘춤추는 난타’, 다문화교육 동아리 ‘어울림’ 등 다양한 문화예술동아리를 운영하며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즐기고 서로 돕는 공동체 활동을 이어왔다. 김 대표는 “시장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는 다큐 영상을 제작하면서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후 동료 예술가들과 힘을 모아 지역주민들의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생교육과 대안교육 지향하는 마을연계형 주말학교로
문화예술과 마을공동체 교육활동을 고민하던 김성대 대표는 지역사회에 바탕해 평생교육과 대안교육을 지향하는 마을연계형 주말학교로 활동의 방향성을 전환했다. 그는 그간 여러 지역을 다니며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주민동아리를 운영하고 마을축제를 기획하며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애썼다고 한다. “그러던 중 문득 우리도 우리 지역에 터를 잡고 마을공동체를 결성해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교하에 둥지를 틀게 됐습니다.”
교하에 터잡은 뒤 우리마을예술학교는 마을공동체 프로그램으로 ‘자기주도 청소년 활동’과 ‘동생아 같이 놀자’, 경기꿈의학교, 기획 강좌, 부모 상담 등을 시작했다. ‘자기주도 청소년 활동’이란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천하는 활동으로, 청소년들이 마을을 다니며 문제점을 모니터링하고 직접 시청에 민원을 제기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실제로 횡단보도를 새로 설치하고 파손된 가로등을 철거토록 하는 등 여러 성과를 거뒀다.
‘동생아 같이 놀자’는 마을에서 초등학생들과 고등학생들이 함께 놀며 사회성을 키우는 활동이다. 고등학생 멘토는 놀이팀, 동화구연팀, 바른생활팀, 체육팀, 도시농부팀을 구성해 초등학생 동생들과 같이 놀이 체험을 떠난다. 인근에 있는 교하중앙공원과 교하도서관, 신촌리 논밭으로 다니면서 자연에서 뛰어놀고 형과 동생이 끈끈한 정을 나눈다. 김대표는 “자연에서 교육하는 발도르프 교육을 추구하며 아이들이 자유롭고 개성있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동생아 같이 놀자’는 매달 넷째주 토요일 오전 10시~12시에 활동하며 현재 초등1~4학년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경기꿈의학교에서는 수화 수업, 행복한 움직임 수업을 진행했고 기획 강좌로 청소년 성교육 및 다양한 부모 교육을 실시했다. 부모 상담으로는 아이의 학교생활 적응이나 고입과 대입 등 진로진학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다.

 

마을멘토와 함께 하는 교육
우리마을예술학교는 마을멘토과 교육공동체 회원들이 지역사회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기도 한다. 올해에는 마을멘토 11명을 위촉해 회원들과 정기적인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마을멘토로는 산내초등학교 김성희 교장을 비롯해 장성중 교장으로 은퇴한 후 영화감독으로 활동 중인 조정행 감독, 조리도서관 이미아 관장, 파주고양여성민우회 고정희 부회장, 감악산마을학교 최승달 대표, 발전소책방 이정은 이사장 등 지역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우리마을예술학교는 교육공동체 회원들끼리 월 1만 원의 후원금으로 재정을 충당하고 있으며 현재 마을주민들 70여 명이 후원하고 있다.

청소년 모니터링단 진로멘토 프로그램 등 기획해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해 가치 있는 활동을 발굴하고 실천해온 우리마을예술학교는 올해에도 자기주도적으로 마을에서 활동할 회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우선 파주시 청소년 거리모니터링단을 창립해 청소년들이 직접 보행 환경을 살펴 불편 사항을 찾고 이를 시청과 경찰서에 민원으로 제기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또 마을 청소년과 청년들이 지역 노인정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함께 제2의 청춘을 열어가는 ‘어르신, 안녕하세요?’ 프로그램, 대학생 멘토와 중학생 멘티로 구성된 진로관련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미니인터뷰 김성대 대표
저는 아빠가 되면서 ‘나눔과 평화’라는 가치관을 사회 속에서 실현하는 모습을 제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좀더 자비로운 삶을 살고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을공동체모임을 꾸리고 있습니다. 우리마을예술학교는 생애주기에 맞게 초등학생부터 50년생 어르신까지 이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마을이 점차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아이들과 함께 지켜보고 싶습니다. 이외에도 저는 고등학교 교사로서 대학입시제도에 대해 남들보다 조금은 더 잘 알고 있어 학부모님들을 위해 상담클래스를 운영합니다. 부모 상담, 성교육, 대입과정, 취업과정 등 자녀 교육에 관한 전반적인 고민을 상담하고 있어요. 대학진학과 자녀교육에 관한 유튜브 채널에서 ‘아티스트 킴쌤’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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