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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포항지진 특별법’제정으로 희망을

등록 : 2019-04-08 08:28:58

이철우 경북도지사

포항지진이 일어난 지 17개월이 지났다. 포항지진은 인재로 밝혀졌다. 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소는 상용화를 앞두고 기술개발 중인 사업이었다. 지열발전이 친환경적인 깨끗한 에너지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안전성이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사업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미국, 독일, 스위스 등 여러 국가에서도 아직 연구 중에 있다.

지열발전소는 고압의 물을 땅 속에 주입하는 만큼 규모 2.0이하의 미소지진이 수시로 일어나게 된다고 한다. 포항의 경우, 실험 중에 나타난 여러 차례의 징후를 모두 무시하고 계속 진행한 것이 문제다.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는 우리와 달랐다. 바젤 지열발전소는 규모 3.4의 지진이 발생하자 바로 중단을 했다.

지열발전 실험중 수차례 징후 무시가 문제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우리도 5.4의 강진이 발생하기 7개월 전,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즉시 중단해야 했다. 산업부나 실험관련 전문가는 위험성을 알고 있었겠지만 경북도나 포항시는 지열발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잘못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포항시민들께 더욱 죄송하다.

인재로 밝혀진 만큼 정부 책임이 무겁다. 하루빨리 배상과 피해복구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 현행법으로는 구제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개별적으로 소송하기에는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걸려 피해주민들에게 2차 정신적 고통을 안겨줄 뿐이다. 법으로 정해서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

포항으로 한정된 범위에 지역재건과 같은 신속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명시적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건축물이 큰 타격을 입은 흥해는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지 않고서는 재기가 어렵다. 그러나 피해주민 대다수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어려운 계층이어서 주택정비에 손쓸 여력이 없다. 특별도시재건을 위한 정부 주도의 도시 재개발 및 재건축이 필요하다.

특별법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지열발전소의 폐쇄 및 사후관리 때문이다. 지열발전소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감과 불안감은 심각하다. 스위스 바젤 지열발전소는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조금씩 물을 퍼내며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관리하고 있다. 포항 지열발전소도 별도의 규정을 마련해서 시민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포항은 지금 도시 이미지 추락, 관광객 감소, 기업투자 기피, 부동산 가격하락 등으로 불황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진 발생 이후 인구도 4600여명 줄었다. 지진 발생 전 51만 명이 넘던 포항인구는 이대로 가면 50만명도 붕괴할 것으로 우려된다.

포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동해안고속도로 영일만 횡단구간의 예타 조사면제로 새로운 지역 랜드마크를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국가방재교육관, 국립 지진트라우마 치유센터와 같은 지진방재 인프라도 조성해서 안전 도시 포항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포항형 일자리를 통한 경제 활성화도 시급하다.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의 분양가를 인하하여 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넓히고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도 국비를 투입하여 조기에 조성해야 한다. 범 정부차원에서 포항 일자리 및 경제지원 예산을 특별 지원해 줘야 한다.

지열발전소 사후관리위해서라도 특별법 필요

경상북도는 책임감을 가지고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특별자금, 소상공인 특별금융지원을 마련하고 추경에 포항지역 지원예산을 긴급 편성해 피해지원과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각오다.

국회에 호소한다. 정치는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 했다. 특별법 제정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여야가 협력해 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 정부도 추경예산 편성에 포항지역 피해지원 및 현안사업들을 반영해 주고 범정부차원의 대책기구를 만들어서 치유와 회복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도와주셔야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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