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중재안 수용

북미정상회담 재개노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단계적 스몰딜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 앞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과 점진적 스몰딜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을 재개시키기 위한 공통의 해법에 공감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116분 동안 가진 한미정상회담을 시작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3차 정상회담은 물론 단계적 스몰딜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주요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정상회담장 향해가며 얘기 나누는 한-미 정상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낮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로즈가든을 통해 함께 정상회담장으로 향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 앞에서 비핵화 대화에 도움이 될 점진적 스몰 딜에 여전히 마음을 열어놓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3차 정상회담과 단계별 스몰딜이 모두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어떤 딜인지 봐야 하겠지만 매우 다양한 스몰딜들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시점에서 우리는 빅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빅딜은 핵무기들을 제거하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우선 북한에게 비핵화 이행 로드맵 등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 빅딜을 먼저 타결한 후 이행을 위해서는 단계적 스몰딜에 합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그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해온 모든 사안들을 하나에 담아 포괄적 빅딜에 합의한 후 단계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방안과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이 가장 바라는 대북제재 해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제재가 유지되길 원한다"고 잘라 말한 뒤 "나는 제재를 상당히 강화할 옵션도 갖고 있으나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 때문에 그렇게 하길 원치도 않고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나 제재 강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카드를 쥐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내비치면서 대화국면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지금은 올바른 시기는 아니다"면서 "그러나 올바른 시기에는 엄청난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연한 입장을 확인한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는 한미정상회담결과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설명하고 북한측 입장을 미국에 전달해 북미협상을 재개시키는 노력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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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 한면택 특파원 · 정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