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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미국 계산법 바꾸면 3차회담 용의"

김정은 "연말까지 기다려볼 것" … "제재해제 목말라 회담 집착안해"

등록 : 2019-04-15 10:53:2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공식 입장을 처음 밝혔다.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서다. 3차 북미정상회담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으나,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와야 하며 올해 말까지 미국의 답을 기다려보겠다는 게 골자다.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경제적 자립을 통한 경제건설 집중을 강조하며 "미국이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에 배치되는 요구를 그 무슨 제재해제의 조건으로 내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와 미국과의 대치는 어차피 장기성을 띠게 되어 있으며 적대세력들의 제재 또한 계속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간의 북미회담에 대해 "미국은 회담장에 나와서 한편으로는 관계개선과 평화의 보따리를 만지작거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제재에 필사적으로 매달린다"면서 "어떻게 하나 우리가 가는 길을 돌려세우고 '선 무장해제, 후 제도전복' 야망을 실현할 조건을 만들어보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자리에 모인 김정은 위원장과 당 및 국가지도기관 인사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노동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새로 선출된 당 및 국가지도기관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해 "미국은 전혀 실현 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찾아왔다"며 "우리를 마주하고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준비가 안 되어 있었으며 똑똑한 방향과 방법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전략적 결단과 대용단을 내려 내짚은 걸음들이 과연 옳았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자아냈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생각이 있기는 있는가 하는 데 대한 경계심을 가지게 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지금 미국이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 개최에 대해 많이 말하고 있는데 우리는 하노이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 데 대하여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3차 북미정상회담의 문을 열어놓았다. 그는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제재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며 미국이 요구하는 이른바 '일괄타결식 빅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조미(북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같이 부응하고 서로에게 접수가능한 공정한 내용이 지면에 씌여져야 나는 주저없이 그 합의문에 수표(서명)할 것이며,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어떤 자세와 어떤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는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계산법'과 관련 "우리도 물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며 "우선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을 가상한 시험과 한미군사훈련 재개 등 적대적 움직임이 노골화되는 것에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노골화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되어있다"는 경고도 내놓았다. "(미국이) 우리를 최대로 압박하면 굴복시킬 수 있다고 오판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련해서는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남측을 향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이)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며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해 문재인정부의 중재 노력에 쉽사리 응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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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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