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1개 여단 규모

향토사단-지자체와 MOU

고정익 수송기 활용방안도

최근 발생한 강원도 산불 같은 대형국가재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군의 병력과 자원을 신속하게 투입해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방부는 훈령을 개정해 지진이나 대형산불 등 국가재난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했다. 긴급구조부대 설치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6일 오후 강원 강릉시 옥계 일대 산불현장을 방문해 진화에 투입된 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긴급구조부대에는 특전사 6개여단 등이 포함된 재난구조부대와 특전사, 해·공군, 해병대 15개 부대가 포함된 탐색구조부대, 그리고 해병대 1개 여단규모의 재난신속대응부대가 있다. 이를 이번 강원산불의 경우 등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국방부와 행정안전부가 협의 중이다.

가령 해병대 1개 연대로 이뤄진 군 재난신속대응부대를 국가재난신속대응부대로 지정할 경우 포항이나 인근 지역뿐 아니라 강원산불 같은 재난상황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당국의 생각이다.

지금까지도 대형 재난상황 발생시 인근 부대를 긴급 지원했지만 야간에는 다시 부대로 복귀해야하고 이동시간도 많이 걸리는 어려움이 있었다. 해병대의 경우 상륙함을 통해 전국 어디든 투입이 가능하고 숙식까지 한꺼번에 해결되는 장점이 있어 한층 더 효율적인 재난관리가 가능해진다는 게 정부당국의 설명이다.

또 전국에 있는 향토사단과 특전사 등이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와 MOU를 맺어 재난상황 발생시 별도의 지원요청이나 업무협조를 구하지 않더라도 자동적으로 신속하게 투입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도 향토사단의 임무 중에 해당 지자체에 대한 지원 등이 포함돼 있지만 이를 좀 더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강원 산불발생 당시 강풍과 야간에도 작전가능한 헬기투입에 대한 국민여론이 컸던 점을 고려해 운용가능한 군 장비 예를 들어 고정익 수송기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헬기의 경우는 지난번처럼 야간이나 강풍상황에서는 운용하기가 쉽지 않을 뿐 더러 안전사고의 위험까지 있기 때문이다.

고정익 수송기 활용방안은 과거정부에서도 논의된 적이 있었지만 흐지부지된바 있다.

하지만 최근 국방부는 이런 정부측 요청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실질적인 효과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해 국방부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것이 확정될 경우 강릉과 대구 두 곳 정도에 고정익 수송기들 대기해 뒀다가 유사시 활용한다는 것이 정부당국의 계획이다.

류희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내일신문과 인터뷰(관련기사 6면)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재난상황에 대한 군의 지원이 과거처럼 단순히 대민봉사활동 차원이 아니라 적극적인 주체로 참여시키자는 취지다.

국방부 역시 그동안의 소극적 지원을 벗어나 지난번 강원 산불의 경우처럼 적극적으로 국가재난상황에 개입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 본연의 사명과도 부합한다는 게 국방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정경두 국방장관의 경우 취임후 재난관리에 군의 적극적인 대응방침을 별도로 마련하고 국방개혁안에도 포함시키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철 김신일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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