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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문재인정부 관광정책, 어디로 가나?

등록 : 2019-04-17 08:19:37

조광익 대구가톨릭대 교수 관광학부

지난 4월 2일 인천 송도에 있는 ‘경원재’에서 대통령이 참가한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가 열렸다. 현 정부 집권 첫 해인 2017년 12월과 2018년 7월에 이어 3번째다. ‘국가관광전략회의’는 문재인정부의 최고 관광정책 의사결정 기구다. 문체부뿐만 아니라 기재부 교육부 국토부 해수부 문화재청 등 관광 관련 부처가 모두 참여한다. 여기에서 정부의 주요 관광정책이 결정된다. 이번에 개최된 국가관광전략회의를 보자니 문재인정부의 관광정책이 어디로 가는지 걱정이 된다. 현 정부가 정한 ‘사람 중심의 질적 관광정책’ 대신, 과거 정부에서와 마찬가지로 외래관광객 유치와 외화획득, 관광산업 진흥이라는 틀에 박힌 공급 중심의 양적 성장 정책으로 회귀한 것 같아 걱정스럽다.

관광사업자 지원 중심에서 수요자 지원 정책으로의 전환 필요

이번 회의에서 제시된 정책들은 ‘포용적 복지국가’를 국정 전략으로 하는 현 정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관광정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이명박근혜’ 정부의 관광정책에 더 가까워보인다. 포용국가, 포용사회의 비전에 어울리는 ‘포용적 복지관광’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제1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제시한 것처럼 ‘양적, 경제적 성과 중심’에서 국민, 지역주민, 관광객 등 ‘사람 중심의 질적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쉼표가 있는 삶’, ‘사람이 있는 관광’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관광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 및 계층 간 격차다. 관광사업체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외래관광객 중 서울에 체류하는 비중이 약 80%에 달하는데 반해 지방을 방문하는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과도한 서울 수도권 집중으로 수도권은 만원이나 지방은 고사 직전이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아직도 우리 국민의 약 30%는 ‘경제적 여유 부족’ 등으로 해외여행은커녕 국내여행도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용관광을 통한 지역관광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과거와 같은 관광사업자 지원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수요자 지원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노동자 여행 지원 사업과 같은 특별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청소년, 노령층 등 관광 여행 소외계층은 물론 일반 국민들이 쉽게 관광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직접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기본소득’, ‘청년수당’과 같은 과감한 포용 관광 정책을 위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포용 관광을 위한 재원으로 관광진흥개발기금이 활용될 수 있다. 과거에는 기금이 주로 외국인전용 카지노 사업자 납부금으로 조성되었으나, 2004년 기금법 개정으로 모든 출국자에게 출국납부금이 부과된 이후에는 일반 국민의 기금 납부금이 카지노사업자의 납부금보다 많다. 지난 해 우리 국민들이 부담한 출국납부금은 3841억원(60.5%)인 반면, 카지노 사업자의 납부액은 2508억원(39.5%)에 불과하다. 특히 내국인이 주 이용자인 강원랜드의 기금 납부금을 합하면 우리 국민들이 부담한 기금액이 전체의 80%를 넘는다.

하지만 이렇게 조성된 기금의 절반은 관광사업자에게 지원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정부의 관광 재정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금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일반 국민에게 직접 지원되는 금액은 2%도 되지 않는다. 돈 내는 사람과 혜택을 받는 사람이 다른, ‘부담자-수익자 매칭 불완전’ 문제가 제기된다. 우리 국민이 부담하는 기금액은 국민들의 관광 여행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금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그동안 수차례 개정된 기금법은 주로 관광기업 융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사람 중심의 포용관광’과 지역균형이 되어야

문재인 정부의 관광정책 방향과 목표는 ‘사람 중심의 포용관광’과 지역균형이 되어야 한다. 이 정책 목표 아래 구체적인 질적 성장 방안을 찾아야 한다. 편리한 관광인프라, 차별화된 콘텐츠,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 중심이라는 현 정부의 철학에 맞는 관광정책 방향이고 실천이다. ‘사람이 있는 관광’을 위해서는 사람에게 지원되고 투자되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 관광의 도약이 가능하다.

조광익 대구가톨릭대 교수 관광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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