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유도무기 시험 지도

제재·시간싸움 미국에 '버틸 수 있다' 메시지

집권 2기 체제를 정비하며 미국과의 대치 장기화를 전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틀 연속 국방 관련 행보를 이어갔다. 최고인민회의를 계기로 당·정·군의 인사·조직 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내부결속을 다져 대미 장기전 태세에 돌입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사격 시험을 지도하고 국방과학기술의 최첨단화 등을 위한 목표를 제시했다고 18일 보도했다.
김정은, 공군 부대 깜짝 방문 … 팔짱낀 채 '찰칵'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6일 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김 위원장이 부대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김 위원장 뒤편으로 북한이 운영하는 수호이-25 전투기이며, 북한 경호팀의 도요타 랜드크루저 차량도 눈에 띈다. 연합뉴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4월 17일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하시고 지도하셨다"고 밝혔다.

하루 전 평양을 방어하는 공군부대를 불시에 방문해 추격 전투기의 공중조작훈련을 시키는 등 비행훈련을 지도한 데 이은 이틀째 군사 행보다.

김 위원장은 올 들어 지난 2월 8일 군 창건 71주년을 맞아 인민무력성을 축하 방문한 일이 있지만, 당시에는 군의 경제건설 참여를 강조했었다.

김 위원장은 "이 무기체계의 개발완성은 인민군대의 전투력 강화에서 매우 커다란 의미를 가지는 사변"이라며 "우리식의 무기체계 개발 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감시소에 올라 시험 계획을 파악, 지도한 뒤 "전략무기를 개발하던 시기에도 늘 탄복했지만 이번에 보니 우리의과학자, 기술자, 노동계급이 정말로 대단하다,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 내는 무기가 없다"면서 사격시험 결과에 '대만족'을 표했다.

그는 '군수생산을 정상화하고 국방과학기술을 최첨단 수준으로 계속 끌어올리는데서 나서는 단계적 목표와 전략적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과업과 방도도 밝혔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이 군이 개발한 신형무기 시험을 현장 지도한 것은 지난해 11월 신형 첨단전술무기 시험 지도 이후 5개월 만이다.

중앙통신, 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이번에 시험한 무기의 종류나 제원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전략무기가 아니라 재래식 무력수단인 전술무기 시험을 참관함으로써 저강도 대미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두르지 않겠다"며 제재를 무기로 일괄타결식 빅딜을 요구하는 미국에게 '우리도 군사력을 다지며 버티겠다'는 의사를 내보였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와 미국과의 대치는 어차피 장기성을 띠게 되어있으며 적대세력들의 제재 또한 계속되게 될 것"이라면서 "오늘 조선반도에 도래하기 시작한 평화의 기류는 공고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강력한 군력에 의해서만 평화가 보장된다는 철리를 항상 명심하고 자위의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며 나라의 방위력을 계속 튼튼히 다져야 한다"면서 "인민군대를 강화하고 전민무장화, 전국요새화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우선적으로 충분히 보장하며 국방공업의 주체화, 현대화를 완벽하게 실현하며 국가방위력을 끊임없이 향상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김상범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