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남부내륙철도

드루킹 재판 '디테일 싸움'

77일만에 풀려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도정정상화에 나섰다.

18일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김경수 지사가 유족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지사는 석방 다음날인 18일 현안점검회의를 열고 "도정 여러 핵심과제들을 지금부터 하나하나 또박또박 챙겨 차질없게 하겠다"며 "경남의 장기적인 미래에 대해서도 다시 점검하고 고민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날 오후 진주에서 발생한 방화살인 사건 희생자 가족들을 찾아 위문했다. 19일에는 경남도의회에 참석했고 저녁에는 거제에서 열린 도민체전에도 참석하는 등 평상 일정을 소화했다.

김 지사는 도정 현안을 풀면서 재판도 대비해야 한다.

당장 24일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의 김해공항 확장안 최종보고회가 부산시청에서 열린다. 이날 보고회는 김 지사를 비롯한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최종보고회는 김 지사가 구속되면서 미뤄져 오다 김 지사가 석방되자 곧바로 이뤄진 것이다. 부울경 검증단은 이날 김해신공항은 동남권 관문공항 기능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최종 결론을 내고 국무총리실 산하 판정위원회 구성 및 중재요청을 할 예정이다.

김 지사 구속 이후 연기됐던 제2신항 입지 결정 관련 사안을 마무리 짓는 것도 중요하다.

경남도·부산시·해양수산부는 지난 2월 11일 제2신항 상생협약식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 경남도는 창원시와 시의회 요구사항, 제2신항 개발로 직접 피해를 볼 수 있는 어업인들 요구조건 등을 고려해 협약식을 연기한다는 이유를 밝혔으나, 김 지사 구속으로 협약식이 연기됐다고 보는 시각도 많았다.

또 남부내륙고속철도 복선 건설도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사업계획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복선으로 변경해 조기에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완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역사 이름과 위치 등도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합병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 김 지사는 2주에 한 번씩 창원과 서울을 오가며 법정 싸움을 벌이게 된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오는 25일 오후 김 지사의 항소심 세 번째 공판기일을 연다. 지난 11일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서 김경수 변호인측과 특검측은 프리젠테이션 화면까지 동원해 각각 2시간 가까이 주장을 폈다. 이날 양측은 '드루킹' 김동원의 진술 신빙성을 두고 재판의 논쟁점을 제시했다. 향후 양측의 증인과 객관기록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김 지사도 1심에서 '디테일한 증거싸움과 여론전'에서 밀렸다고 판단, 변호인단에게만 맡겨두지 않고 스스로 재판을 꼼꼼히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차염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