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등 조문행렬 이어져

23일 고 김 전 의원 발인

5.18 국립묘지 안장 전망

지난 20일 별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의 인생 동반자이자 정치적 동지"라고 22일 말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암울한 시기에 김대중 대통령까지 연금 등 여러 가지 박해를 받았기 때문에 또 주위분들이 전부 끌려가서 고초를 당했기 때문에 유일하게 출입하고 만날 수 있는 분이 김홍일 의원이어서 아무래도 모든 것을 김홍일 의원과 상의하지 않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홍일 전 의원 빈소 찾은 문희상 국회의장 |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홍일 전 의원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 의원은 "저하고 (김대중 대통령이) 돌이 앉아서 말씀하시면 '나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우리 아들들, 특히 우리 큰아들 홍일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져서 살 수가 없다.' 이런 애절한 장남 사랑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셨다"면서 "처음에는 아버지 때문에 (고문을) 당했지만 본인의 정치 철학,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도 아주 강하신 분이었다"고 소개했다.

고 김 전 의원을 추모하는 정치인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함께 와서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곳에 가셔서 영면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문했다"고 말했다.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 전 의원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로서가 아니라 민주화 동지로서 잘 모신 훌륭한 동지라고 생각한다"며 "민주화운동을 그토록 열심히 했고 훌륭한 덕을 베푼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의 모범이 되고 좋은 표상으로서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고문 후유증으로 몹쓸 병에 걸려 십여년 동안 말도 못 하고 지냈다"며 "민주화에 대한 헌신에 대해 우리 모두 다시 한번 마음속에 되새길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빈소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의 조의를 유족에게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저하고는 정치를 한 30년 동안 같이 한 셈인데 안타깝게 파킨슨병을 앓아서 말년에 고생을 많이 하셨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에선 나경원 원내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선 정치하시면서 정치보복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었다. 우리 정치가 서로를 존중하는 정치가 됐으면 한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고 김홍일 전 의원의 장례는 나흘간가족장으로 치러진다. 22일 입관식에 이어 23일 오전 6시에는 함세웅 신부가 집전하는 장례미사를 봉헌한 뒤 7시 발인식을 한다.

장지는 광주 5.18국립묘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많은 고문을 당한 김 전 의원은 3차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에서 5.18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 만큼 국립묘지 안장 여부는 국가보훈처의 안장대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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