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지수 30% 급등

시총 1조달러 증발

코스피 2050대로 하락

미중 무역전쟁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로 치닫고 있다. 9~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담판에서 합의에 실패한 가운데 미국이 관세 인상으로 중국에 대해 더욱 압박을 가하고, 중국 역시 관세인상으로 맞불을 놓아 미중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세계 1, 2위의 경제 대국인 미중간 무역전쟁이 최악의 대결로 치달음으로써 세계 경제에도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공포지수는 30% 급등했고 세계 각국 주식시장은 폭락을 거듭하면서 하룻밤 새 시가총액 1조달러(약 1200조원)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0% 안팎 상승하면서 20선을 넘어섰다.



전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617.38p(2.38%)나 폭락한 25324.9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69.53p(2.41%) 내린 2811.8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9.92p(3.41%)나 급락한 7647.02에 각각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지수는 1월 3일 이른바 ‘애플 쇼크’ 이후로 4개월여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의 낙폭은 지난해 12월 4일 이후로 5개월여 만에 가장 컸다. 패닉성 움직임이다.

한국에서도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매도로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18.77p(0.90%) 내린 2060.24로 출발한 후 9시 50분 현재 2067.78로 전일대비 11.23p(0.54%) 하락한 약세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장중 한 때 2056.74로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기준 1월 9일의 2034.19 이후 약 4개월 만의 최저치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9.94p(1.40%) 내린 698.86로 개장한 이후 9시 50분 현재 704.14로 전일대비 4.66p(0.66%) 떨어진 채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700을 밑돈 것은 1월 24일 696.80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장 출발과 함께 연고점을 또 경신한 채 강보합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190원을 찍어 재차 연고점을 경신했다. 장중 기준으로 2017년 1월 11일(1,202.0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전 9시 1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 1187.5원보다 1.3원 오른 1188.8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글로벌 경기가 더 침체될 것을 우려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무역정책은 장기적으로 여타국 반발과 자국경제의 비용만을 초래한다”며 “중국 위안화 약세, 전세계 수출경기 하강과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양국 모두 실제적인 관세율 인상은 6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협상의 여지는 남겨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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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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