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못버티고 중 떠난다”

미 피해농가 150억달러 지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해 상대적으로 약한 수준이라고 저평가하며 재발한 무역전쟁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특히 현재 미국이 처한 입장에 만족한다며 중국에서 제조업체들이 미국 관세를 피해 떠나고 있다는 점을 실질적 타격으로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중국은 매우 많은 해에 걸쳐 미국을 이용해먹었다”며 “그런 걸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향후 전체 수입품에 대해 같은 세율의 관세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확신을 담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긍정적인 조치”라며 “현재 우리가 있는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보복이 있겠으나 그건 (우리 관세와) 비교해 볼 때 큰 타격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과 중국의 관세공방을 6000억달러 대 1000억달러의 대결로 요약했다. 수입품 규모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미국이 관세타격을 덜 볼 것이라는 주장으로 관측된다. 미국 통계국은 2018년 미국이 중국에 1203억달러, 중국이 미국에 5395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수출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가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을 넘어 리쇼어링(제조업체귀환)과 제조업 허브로서 중국을 흔든다는 의미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제조업을 하면 관세를 전혀 물지 않는다”며 “중국에서 제조하지 말고 미국에서 제조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들이 더는 못 하겠다며 중국을 떠나겠다고 이미 발표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중국에 있으면 관세 때문에 경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기업이 구상하는 것은 중국을 떠나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를 물지 않는 다른 국가들로 가는 것”이라며 “그건 중국에 문제가 될 중대 사안”이라고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제조업 허브로서 타격을 받는 것을 원치 않으며 미국도 중국이 그런 타격을 입기를 반드시 바라는 것은 아니라며 중국에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보복이 집중될 미국 농가들에 대해서는 특별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우리 농가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게 (연간) 150억달러 정도였는데 그에 상응하는 것을 우리 농민들에게 지원해 그들이 잘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두와 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미국의 ‘팜벨트’(농장지대)가 트럼프 대통령과 여당인 공화당의 표밭으로서 민감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고율관세의 표적으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민들이 계속 농사를 지을 것”이라며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작물을 더 싸게 팔겠지만 돈은 똑같이 벌 것”이라고 지원책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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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