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안동, 도자기·한지·각시탈·성학십도

앤드루 왕자, 다이어리노트 ·차주전자·찻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에 이어 어머니의 편지를 들고 안동을 방문한 앤드루 왕자의 안동방문은 20년에 걸친 영국 왕실과 경북 안동의 사랑과 우정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앤드루 왕자는 14일 오전 11시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에 도착해 오는 4시 35분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서울로 떠나기전까지 5시간 30여분동안의 짧은 방문이었지만 경북와 안동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전달했다.

앤드루 왕자는 출국전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가서 모든 것을 보고 살피고 느끼고 체험하고 돌아와서 한 가지도 빼지 말고  일일이  보고해라"는 지시받았다며 20년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방문길을 빼놓지 않고 답사했다.

모자에 걸친 영국왕실과의 20년 우정과 사랑의 표시로 앤드루왕자와 주고받은 기념품도 관심을 모았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지역을 상징하고 특색있는 선물을 선택하는데 고심을 거듭했다.

이날 앤드루 왕자는 첫방문지인 경북도청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로부터 청화백자를 선물받았다.  청화백자는 경북 문경의 관음요 미산 김선식의 작품으로  장수와 영예를 기원하는 의미다. 앤드루왕자는 이 도지사에게  다이어리형 노트 한권을 전달했다.

안동시는 앤드루 왕자의 방문자리마다 준비한 선물을 내놓았다.



20년전 여왕의 73세 생일상이 재현된 하회마을 담연재에서는 권영세 안동시장이 '안동한지'를 선물했다. 안동시 풍산읍의 한지 공장에서 닥나무 껍질을 주원료로 사용해 전통방식으로 제조한 것으로 은은한 빛깔이 일품이다. 우수한 지질로 천년을 가는 종이로 알려져 있다. 안동은 특히 유교 문화의 발달로 많은 기록을 남기기 위해 한지를 많이 생산하며 전통 한지의 중심지가 됐다. 매년 안동한지축제도 연다.

앤드루왕자는 이어 방문한 학록정사에서는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한 후 각시탈을 받았다.

각시탈은 국보 제121호로 지정된 하회탈 중 하나다. 서낭신으로 인식되며 무동을 타고 탈춤 판에 등장해 걸립하고, 혼례마당과 신방마당에 등장한다. 각시탈은 살구색 안면에 양 볼에 연지를, 이마에 곤지를 찍고, 입술도 붉게 칠했다. 콧날은 펑퍼짐하고 광대뼈는 넓으며 입은 굳게 다물어, 생경하고 긴장한 표정을 한 젊은 처녀의 모습이다.

안동시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안동농협농산물공판장이 자체 개발한 안동사과 브랜드 '애이플'을 선물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안동 방문의 뜻을 기리고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아 지난 2016년 개발했으며 여왕을 상징하는 왕관 모양으로 상표를 디자인했다.

지난해 5월 여왕의 92세 생일을 맞아 애이플 사과를 전달했고, 그해 6월에는 주한영국대사관 측에서 고마움의 표시로 '신선한 사과를 안동시에서 기증했다'는 안내문을 영문으로 작성해 대사관 로비에 전시하기도 했다.

봉정사에서는 도륜 주지 스님이 영국 왕실의 20년 만의 재방문을 기념해 '대영제국'을 주제어로 한 4행시를 담은 족자를 전달했다. 족자는 한시형식을 빌려, 요크공 앤드루 왕자의 방문을 기념해 세계와 함께 국운이 융성하고 빛날 것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국학진흥원에서는 '성학십도 어람용 장황'(聖學十圖 御覽用 裝潢)을 받았다.

'장황'은 종이나 비단에 표현된 그림, 글 따위를 장기 보존을 위한 처리가 된 책을 말한다.

성학십도는 안동이 배출한 대학자 퇴계 이황이 17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선조 임금에게 올린 성왕과 성인이 되기 위한 유교 철학을 10가지 도설로 작성한 것이다.

앤드루 왕자는  권영세 안동시장에게 차주전자와 찻잔세트를 전달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최세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