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대표 검찰 조사

정현호 사장 소환 임박

4조 5000억원대의 분식회계와 이와 관련된 증거 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윗선을 향하고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성바이오의 임직원 등이 구속된 후 삼성그룹차원까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핵심 증거인멸에 그룹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알아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19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와 삼성전자 김 모 부사장 등 2명을 조사했다. 검찰은 김 대표를 상대로 증거인멸에 개입했는지와 증거인멸에 사업지원 TF 정현호 사장 등 윗선의 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크게 두 갈래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 본류는 '분식회계'를 밝히는 것이었는데, 검찰 최근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하면서 '증거인멸'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 최근 검찰 관계자는 "분식 회계 등을 포함한 사안의 본류와 시기, 방식, 그리고 관여자들이 상당히 중첩될 가능성이 많아 같이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를 입증할 다수의 증거를 확보했다. 특히 최근 주요 혐의자가 구속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은 지금까지 총 5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8일에는 삼성바이오 공장 바닥의 여러 군데를 뜯고 회사 직원들이 사용하던 노트북과 공용 서버 상당수를 숨긴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 보안 담당 직원 안 모씨가 구속됐다. 검찰은 7일 삼성바이오 송도공장을 압수수색해 바닥에 은닉된 수십 대의 노트북과 서버 등의 증거를 확보했다. 11일에는 증거인멸·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 백 모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상무와 서 모 보안선진화 TF 상무가 구속됐다. 17일에는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와 관련된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4월 29일 구속됐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양 모 상무 등 2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에게는 증거인멸, 증거인멸교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조만간 사업지원 TF 팀장인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이다. 검찰은 지난 11일 구속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백 상무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증거인멸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6일 경기 수원시 삼성 본사와 서울 서초의 사업지원 TF 사무실,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정현호 사장과 김태한 대표의 사무실이 포함됐다.

안성열 기자 son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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