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호전" "민생 추경"

박근혜정부 비판 부메랑

청와대와 여당은 연일 경제가 좋아진다고 홍보했다가 하락하는 경기에 마중물이 필요하다며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하는 '이중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당청의 이같은 전략은 과거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시절 박근혜정부를 비판했던 지점이기도 하다.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경기대응 예산도 1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으로부터의 회복을 위해 절박한 필요성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민들 사이에 경제에 대한 걱정이 많은 만큼 국회도 함께 걱정하는 마음으로 추경이 실기하지 않고 제때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조속한 추경안의 심의와 처리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청와대와 여당이 현 경제상황을 가급적 심각하게 언급한 것은 추경편성요건 중 '경기침체 등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19일 "각종 통계를 종합해보면 고용상황은 2018년보다는 개선되고 있다"면서 "어렵지만 희망적"이라고 평가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동차 조선업 조선은 상당히 어려웠지만 집중적인 노력을 통해서 취업환경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경제가 호전됐음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경기가 나빠 추경을 해야겠다'는 주장을 펴는 셈이다. 여당 모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는 경기나 나쁘다는 얘기를 하기 어렵고 특히 대통령은 더욱 그렇다"면서 "'경제는 심리'라는 측면을 고려한 발언들"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여당의 다소 이율배반적인 경제해석은 여당이 야당시절 비판했던 것과 일치한다. 지난 2016년 3월 당시 이목희 정책위의장(현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업활력촉진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할때는 경제위기이고 비상사태라고 (박근혜)대통령이 여러번 말했다"며 "그러나 얼마전 우리경제가 긍정적인 측면도 많고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대통령이 말했다. 이제 와서는 경제가 나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의 모 의원은 "민주당은 좀 다를 필요 있다"며 "의원들이 청와대나 정부보다 민심에 가까이 가 있는 만큼 민심 상황을 잘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한국당은 여당과 청와대의 주장에 '반대'만 하다보니 다소 꼬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대표는 20일 "어제 OECD가 공개한 22개 회원국 1분기 경제성장률에서 우리나라가 0.34%로 최하위를 기록했다"며 "지난주에 발표된 충격적인 고용동향까지 포함하면 우리 경제가 총체적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밖에 볼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추경편성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이어가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묻지 마 추경, 재정고갈을 앞당기는 경제 파멸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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