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업계 파장

5G기술 패권전쟁 돌입

미국의 간판 정보통신(IT)기업인 구글에 이어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 따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부품공급을 중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인텔,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 반도체 기업들이 자사 임직원에게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화웨이에 주요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지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했는데 이는 기존 네트워크 보수·점검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제공을 위한 목적으로 제한해 미국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5G(5세대 이동통신) 선두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핵심 부품공급 차단은 마이크론과 같은 미국 반도체업체들의 사업에 타격이 될 뿐 아니라 전 세계 5G망 구축도 늦출 수 있다. 특히 글로벌 IT업계에는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화웨이에 서버 칩을 공급하는 주요 기업이며 퀄컴은 화웨이에 스마트폰 모뎀과 프로세서를 공급한다. 자일링스는 통신망용 프로그래밍 가능 칩을, 브로드컴은 통신망용 기계에 핵심 부품인 스위칭 칩을 각각 화웨이에 판매한다.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은 화웨이의 급성장하는 사업 부문인 모바일 부문에도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시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의 입지를 좁힐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언 쿤츠 로즌블랫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웨이는 미국 반도체 제품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 핵심 부품공급 없이는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라며 미국의 거래 금지가 “중국에 5G망 구축을 늦출 수 있고 이는 많은 글로벌 부품공급업체들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중반부터 만일의 사태에 준비를 시작했고 최소 3개월간 사업을 꾸릴 만큼 핵심 부품 재고를 확보해뒀을 뿐 아니라 자체 칩 설계와 독자적인OS 개발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미·중 갈등은 무역 문제를 넘어 5G를 중심으로 한 핵심 기술을 놓고 양국이 벌이는 패권 전쟁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