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

경북 동해는 보석 울릉도·독도를 품고 있으며, 강원도보다 더 긴 537㎞해안선(강원도는 402km)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경북의 여러 포구를 중심으로 연오랑세오녀의 일월사당과 귀비고이야기, 아진포의 탈해왕과 개운포의 처용이야기, 영덕의 식해와 대게이야기, 울진·울릉간 수토사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전설과 설화가 남아 있어 해양문화콘텐츠의 보고라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아름다운 생태경관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이를 활용한 문화산업 발전과 해양관광 비즈니스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최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이 독도주변에 사는 해양미생물에서 항암효과가 있는 신물질을 발견해 ‘독도리피드(Dokdolipids)’라고 명명하고 국내외 특허를 확보했다. 포스텍 연구진은 동해바다에서 흔히 보는 홍합으로부터 얻은 생체 접착단백질로부터 나노섬유 신경도관을 만들어 신경을 재생하는데 성공하는 등 동해안지역이 첨단 해양생물산업과 마린바이오헬스산업 전진기지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경북동해안 해양문화·관광·바이오산업자원 보고

또 대한민국 원자력 전기 생산 50%를 담당하는 원자력산업, 포항 영일만항 뱃길을 통한 국제적인 물류와 크루즈 여행, 청정 동해 바다를 활용한 안전한 시푸드 생산, 해양레저스포츠를 영위할 수 있는 힐링 휴양 등 경북이 동해를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무척 많다. 뿐만 아니라 경상북도 육지 전체 보다 6.3배나 많은 해양 영토를 활용하면, 그 이용 가치는 더 넓어진다. 예컨대 상상력을 자극하는 해중 공간개발과 유인심해 잠수정을 활용한 해양자원 개발 등의 신산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 도전하고 탐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경북 동해라고 할 것이다.

지난 5월 15일 역사적인 ‘경상북도 동부청사’가 포항에서 개청을 하였다. 동부청사의 개청을, 단순히 경북도청의 안동 이전으로 인한 환동해지역 5개시군(포항, 경주, 울진, 영덕, 울릉군), 100만 지역 주민들의 민원 편의성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안배라는 정치적 논리로 해석하면,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에 이철우 민선 7기 경북도지사는 “동해안의 발전 없이는 경북에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없다.”라는 큰 시대적, 역사적 담론을 제시하였다.

인천광역시의 전신인 제물포읍과 경주 감포읍은 1937년 함께 읍으로 승격됐다. 그러던 제물포읍이 지금은 어떻게 변신했는가? 제물포읍은 경주시의 규모를 넘어, 국내 3대 도시의 명예도 대구로부터 빼앗아갔다. 이는 서울의 위성도시라는 이점을 활용해 일찍이 바다 뱃길과 하늘 길을 모두 열어 글로벌 해양 비즈니스도시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상북도 동부청사는 대구·경북민들이 안고 있는 어려운 지역적 경제상황을 극복하고, 환동해가 가지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를 최대한 활용해 기존의 제조업과 해양신산업의 융합을 통한 혁신과 도전으로, 통일시대의 유라시아 경제권을 주도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이 세계로 열린 해양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전위 역할을 하면서, 안정적인 베이스캠프 책무를 동시에 해내야 하는 것이다.

신라의 문무대왕은 “내가 죽거든 열흘 후 화장을 하고 예는 지키되 검소하게 하라. 나는 죽어서 바다의 용이 되어 신라를 지킬 것이니라”라고 했다. 동부청사는 문무대왕의 이러한 바다사랑, 동해정신을 철학적, 인문학적으로도 계승해야 한다. 체계적인 인문학적 연구를 바탕에 깔고, 환동해 경제권을 선도하는 것은 바다를 통한 대구·경북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전기가 되는 것이다.

해양정책 콘트롤 타워 경북도 동부청사 개청

동해바다는 열려 있다.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우리가 도전하고 진취적으로 나아간다면 동해는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동해는 우리에게 늘 깨어 있어야 한다고 큰 파도로 포효하고 있다. 어려울 때 움츠리면 더 이상의 기회는 오지 않는다. 새로운 발상으로, 창조와 혁신의 새바람으로, 우리는 동해로, 동해로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태양이 동해에 떠오를 때까지 쉼 없이 나아가야 한다. 경상북도 동부청사 개청을 한 우리는 지금, 그 열린 미래의 출발선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