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서 한국당 후보 절대 안찍어"38.1%

"정부여당 심판", "보수야당 심판" 팽팽

내년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총선거에 대해 '정부여당을 심판하는 선거'로 보는 시각과 '보수야당을 심판하는 선거'로는 보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할 정당 후보로는 더불어민주당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 절대 투표하지 않을 정당으로는 자유한국당을 꼽는 이들이 월등히 많았다.

5.18 망언 의원 제명 촉구하는 참석자들 | 지난 3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 노동,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 및 5.18 망언 국회의원 제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이 공동실시한 6월 정례조사에 따르면 내년 국회의원 선거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문재인정부와 여당의 국정운영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응답자가 39.0%, '개혁의 발목을 잡는 보수야당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응답이 40.0%로 팽팽했다.

3월 정례조사에서 '정부여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36.5%, '보수야당을 심판하는 선거' 38.3%였던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 임기 중반 이후 치러지는 선거는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을 심판하는 선거로 의미를 부여받는 것에 비추어 이례적인 결과다.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야당에 대한 비판적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야당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응답은 30대(54.2%)와 40대(53.6%), 광주/전라(51.7%), 화이트칼라(49.8%)에서 특히 높았다. '정부여당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응답자는 50대(53.2%), 대구/경북(51.0%), 자영업(50.7%)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민주당(21.1%), 한국당(15.2%), 정의당(3.8%), 바른미래당(2.6%), 기타정당(1.7%), 민주평화당(0.5%) 순으로 답했다. 하지만 투표할 정당을 꼽은 응답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부동층이 더 많았다.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47.1%나 됐다. '투표하지 않을 것'은 3.6%, '잘 모르겠다' 4.5%였다.

3월 정례조사 때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0.5%p 감소했고, 한국당은 0.7%p 증가했다. 정의당은 2.4%p, 바른미래당은 1.2%p 각각 하락했다.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30대(26.6%)와 40대(24.6%), 광주/전라(34.8%), 화이트칼라(26.1%)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국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60세 이상(26.9%), 대구/경북(25.7%), 무직/기타(24.1%)와 자영업(21.4%)에서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절대 찍지 않을 정당 후보'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한국당을 꼽은 응답자가 38.1%나 됐다. 한국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민주당 후보를 절대 찍지 않겠다는 응답률(16.9%) 보다도 20%p 이상 높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투표할 정당을 물었을 때보다 투표하지 않을 정당을 물었을 때 부동층이 확 줄어든다는 점이다.

절대 찍지 않을 정당 후보를 물었을 때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 응답자는 20%로 투표할 정당을 물었을 때 부동층 47.1%의 절반도 안됐다. 아직 투표할 정당 후보는 정하지 못했지만 투표하지 않을 정당은 마음에 두고 있고, 상당수가 한국당에 반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한국당이 강경보수화되면서 지지층을 결집한 반면 지나친 이념공세와 잇단 망언으로 반대세력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지할 정당 후보 문항과 교차해보면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 중 한국당 후보는 절대 찍지 않겠다고 한 비율이 82.7%에 달했다. 또 한국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 중 민주당 후보는 절대 찍지 않겠다는 비율도 62.8%나 돼 이미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오피니언 안부근 대표는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지만 이를 보수야당에서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보수야당이 국민들에게 여전히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1. 조사의뢰자 : 내일신문
2. 조사기관·단체명 : 디오피니언
3. 조사지역 : 전국 17개 시도
4. 조사일시 : 2019년 6월 1~2일
5. 조사대상 : 만 19세 이상 남녀
6. 조사방법 : RDD방식의 유선번호(35.2%)와 무선번호(64.8%) 전화면접조사
7. 표본의 크기 : 1000명
8. 피조사자 선정 방법 : 유선전화면접조사(총 4575개 국번별, 0001~9999까지 총 10만1400개 랜덤 생성(RDD)해 무작위 추출) 모바일 활용 웹 방식(총 7508개 국번별, 0001~9999까지 총 8만개 랜덤 생성(RDD)해 무작위 추출)
9. 응답률 : 13.4%
10.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 :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 (2019년 1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적용방법은 셀 가중
11. 표본오차 : ±3.1%p (95% 신뢰수준)
12. 질문내용 :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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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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