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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국회 장기파행으로 추경·인사청문회·산불성금까지 묶였다

국세청장 청문회 자료·증인출석 요구 임계점

법안 2만건, 반영률은 20%대 … '최악의 국회'

추경처리 최근 10년간 최장 … "보조금 끊어야"

등록 : 2019-06-12 11:11:12

국회가 장기간 공전을 이어가면서 숙제들이 쌓여가고 있다. 제출된지 50일 가까이 된 추가경정예산안, 일주일 남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유효기간, 8월말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2018년도 결산안'심사, 말로만 던져놓은 산불성금 출연 등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법안심사실적은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4월25일에 국회로 들어온 추경안은 27일에 11개 상임위에 회부됐다. 추경이 제출된 지 48일째나 되는 셈이다.

기약없이 표류하는 추경, 법안 그리고 결산 | 국회 정상화를 둘러싼 여야의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 정상화 선결 조건을 놓고 여야는 협상 대신 국회 파행의 책임 공방만 주고받고 있다. 11일 국회 의안과 앞에 의원들에게 배포될 정부 부처별 성과보고서, 결산보고서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추경요건을 강화한 국가재정법이 시행된 이후 8번의 추경 중 2008년에 이어 2번째로 긴 시간동안 계류되고 있다. 2008년은 이명박정부 출범 첫 해인데다 18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진행되는 시점으로 여야간 힘겨루기가 한창이었다. 6월20일에 제출됐지만 상임위 상정일은 9월1일이었다. 무려 73일이나 걸렸다. 올해는 '원구성' 등 정치이벤트가 없는데도 추경처리가 안되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한국당 없이 인사청문회 여나 =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오리무중이다. 이달 4일에 제출돼 9일째 손도 못대고 있다.


청문회 개최 기한인 '제출한지 15일 이내'를 고려하면 이달 18일까지 6일밖에 남지 않았다. 증인 요청과 자료 요구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증인출석요구는 늦어도 청문회 개최 5일전에 요구해야 한다. 자료제출을 요구받은 기관이 5일이내에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도 고려해야 한다. 자료 늑장제출까지 염두에 두면 13일까지는 증인출석과 자료제출을 요구해야 한다.

청문회 담당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의 정성호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 "자료제출이나 증인채택을 고려하면 자유한국당 없이도 회의를 소집해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회계연도 결산안은 5월말에 국회로 들어왔으며 정기국회 이전인 8월말까지 마무리지어야 한다.

◆산불성금 두달여 묶여 = 국회의원들이 강원도 산불 피해지역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내기로 한 성금 약속도 지난 4월 8일 여야 5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결정된 이후 두달이상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의원들의 월급에서 갹출하기 위해서는 국회 본회의 의결과정을 거쳐야 한다. 의원들은 1인당 20만원씩 내기로 했다. 299명 의원 전체를 합해도 6000만원이 안되는 규모다.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장기파행은 입법실적도 최악수준으로 만들고 있다. 20대 국회들어 현재까지 국회로 들어온 법안은 2만247건으로 2만건을 처음으로 돌파했지만 법안반영비율은 28.0%인 5674건에 그쳤다. 폐기, 철회까지 합한 처리율은 29.5%였다. 17대와 18대, 19대의 법안반영비율은 50.4%, 44.4%, 41.7%였다. 법안제출건이 급증하면서 법안반영비율이 떨어지는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20대 법안처리 성적은 크게 저조한 편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10일 여야 당대표와의 모임인 초월회에서 "6월 8일 기준 약 3년간 법안 가결률(원안 또는 수정법안 통과비율)이 23.3%다. 19대 법안 가결률이 34.6%로 최악의 국회라고 했었는데 이제 최악의 기록을 깨지 않을까 아주 불안하다"며 "싸워도 국회 안에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국회의원 세비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무노동 무임금' 요구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있다. 일각에서는 정당 운영비로 세금에서 지원되는 국고보조금도 끊어야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입법활동 등을 하지 않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국회의원 임금뿐만 아니라 정당 운영을 위한 국고보조금도 파행기간중엔 지급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과 정당에 실질적인 압력을 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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