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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장기화

수질검사 문제 없어도 주민 불안해하면 허사

급수차·생수 지원에도 57개교 학교급식 중단

등록 : 2019-06-12 11:18:08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수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불안감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학교급식 중단 사태는 계속되고 있고, 음식점 등 영업 피해도 여전하다.

인천시와 정부는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지 보름 가까이 지나도록 정확한 원인규명과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12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붉은 수돗물 현상이 처음 발생한 지난달 30일부터 서구와 중구 영종도에서 1만건이 넘는 민원이 발생했는데 지금은 하루 수십건 정도로 줄어들었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질검사 결과도 사고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도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장조사에서 실시한 간이 수질검사에서도 탁도·철·망간·잔류염소 농도가 기준치를 만족했다"며 "인천시 수돗물이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천시와 정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검사를 실시하면서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변동으로 수도권 내부 침전물이 수돗물에 섞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는 추정일뿐 정부·인천시의 공식 발표는 없다. 현재 인천시를 포함한 정부 합동조사반은 지난 7일부터 서울 풍납취수장에서 인천 서구의 가정집까지 모든 수돗물 공급 과정을 조사하며 발생 원인을 찾고 있다. 원인이 불명확하니 책임소재도 가리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와 정부가 우물쭈물 하는 사이 주민들의 불만은 커져가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수질검사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주민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필터를 설치하면 금세 갈색으로 변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정부 말만 믿고 수돗물을 먹을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트뜨렸다.

인천시는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선 12일 시 본청 21개 과 직원들을 피해지역 각 동마다 보내 주민들의 불만을 달랠 계획이다. 해당 과는 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각 동을 전담해 민원을 듣고 생수를 공급하는 일을 맡는다. 직접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 군수·구청장들도 피해지역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학교급식 정상화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붉은 수돗물의 영향권 안에 있는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는 12일 현재 138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1개 학교는 생수와 급수차 등을 이용해 정상 급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57개 학교는 위탁급식을 하거나 빵·바나나 등으로 대체 급식을 하는 상황이다. 하루 전인 11일보다 9개교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수가 많다.

인천시교육청은 하루 이틀 사이에 이들 학교도 모두 정상급식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이들 학교에 학생 1인당 2000원의 급식비를 더 지원하기로 했다. 인천시도 관련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학교급식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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