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국부펀드 대신 재생에너지투자

세계 최대 연기금 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사업투자를 철회하기로 했다. 대신 재생가능에너지 사업에 최대 2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오일 펀드(Oil Fund)라고도 알려진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운용자산만 1조달러에 달한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언론 가디언은 노르웨이 의회가 8개 석탄회사와 150개 석유 생산국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기 위한 기금 계획을 법률로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 회수 계획은 약 60억달러로 추정되는 규모의 석탄 투자를 중단한다는 의미다. 또한 석유 탐사 및 생산 회사들에 대한 약 7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회수 대상에는 광업 회사인 앵글로 아메리칸, 글렌코어와 독일 에너지 회사인 RWE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석유회사라도 청정에너지 기술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지분을 보유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제닛 버건 KLP 책임투자본부장은 “이번 결정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며 “재생가능에너지와 저장장치 용량 관련 기술들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석유와 가스 부문에 대한 투자가 더는 매력적이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KLP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개인 연금 펀드다. BNP파리바의 글로벌 지속 가능 경영 연구 책임자인 마크 루이스는 “이번 결정은 석탄으로 인한 세계 투자자의 출혈과 미국 에너지 시장의 변화 등을 반영한다”며 “향후 10년간 에너지경제 분야에서 주요 이슈는 건설이나 운영 비용이 저렴한 재생에너지가 종전 화석연료를 빠른 속도로 대신하는 현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노르웨이의회는 석유와 가스 가격 하락의 구조적인 위험에 경제가 노출되기 때문에 재무적 근거를 바탕으로 투자 철회를 결정한 것”이라며 “국제 금융시장은 투자자가 순수 윤리적 또는 사회적 책임을 이유로 화석 연료와 관련한 투자를 중단하는 시점을 넘어선 지 오래”라고 덧붙였다.

노르웨이 재무부는 풍력발전 등 용량이 급증함에 따라 재생가능에너지 인프라 시장 가치가 2030년까지 약 50%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이미 2015년 ‘매출액이나 전력생산량의 30% 이상을 석탄에서 얻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연간 석탄생산량이 2000만톤을 초과하거나 석탄발전이 10GW를 초과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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