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상의없이 결정 안해"

당명도 '박심' 영향받은 듯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만간 탈당계를 내고 신공화당 창당에 나서기로 하자, 홍 의원의 행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이 얼마나 담겼는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만약 홍 의원 행보가 100% '박심(박근혜 의중)'에 의한 것이라면 파장은 작지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홍 의원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내가 정치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상의 없이 뭐를 결정한 적이 없다. 대통령과 단 한번도 뜻을 달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탈당과 창당도 '박심'에 의한 것이라는 간접 설명이다.

홍 의원은 우편을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홍 의원이 '박심'을 확대하거나 왜곡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어느정도는 '박심'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신공화당이라는 당명에서도 '박심'은 강하게 느껴진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3년 민주공화당을 만들어 1972년까지 16년간 집권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김종필 전 총재는 1987년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하기도 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뜻을 잇기를 바라는 박 전 대통령이 공화당이라는 당명을 원했을 가능성이 있다. 홍 의원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홍 의원의 행보에 '박심'이 작용했다면 향후 신공화당이 당세를 넓히고 총선에 임하는 과정에도 '박심'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박 전 대통령이 신공화당의 앞날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경우 한국당 친박의원들과 TK(대구·경북) 민심이 직접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홍 의원은 "탄핵을 반대한 사람들은 결국 신공화당으로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중도확장을 위해 탄핵 찬성쪽에 무게를 실으면 친박의원들은 한국당 탈당으로 내몰릴 것이란 얘기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남아있는 TK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그 영향력의 규모에 대해선 보는 이마다 조금씩 다르다. "친박지지세가 결집하면서 신공화당이 제2의 친박연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TK도 황교안한국당을 대안으로 보는만큼 '박심'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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