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최종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 재확인 … "판문점회동은 3차 정상회담 아냐"

미국 국무부는 9일(현지시간) 북한 핵동결은 비핵화 과정의 시작점일 뿐이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르면 이달 중순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국의 입장을 명확히 하는 한편, 미국이 목표를 동결로 하향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식시키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국무부는 또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은 공식 정상회담이 아니라고 밝혀, 곧 시작될 실무협상을 통해 결정될 차기 회담을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규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북 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목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사안을 평화적으로, 외교를 통해 푸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우리의 목표이고 여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분명히 북한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를 원한다"고 밝혔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어 "동결은 절대 과정의 해결이나 종착점이 될 수 없다. (동결은) 우리가 시작점에서 보고 싶은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한번도 동결을 최종 목표로 규정한 적이 없다. 동결은 과정의 입구"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자신이 WMD란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약자로 쓰는 FFVD(완전하고 최종적이며 검증가능한 비핵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종종 혼동돼 말이 꼬이는 탓이라며 자신은 편의상 WMD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세가지 용어 모두특별한 차이 없이 '완전한 비핵화'를 지칭하는 것이란 이야기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국이 동결로 골대를 옮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논란은 핵동결에 초점을 맞춘 시나리오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지난달 30일 뉴욕타임스 보도고 촉발됐으며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당시 강력 부인했다. 비건 대표는 비보도 전제 브리핑에서 미국이 북한 WMD의 완전한 동결을 원하며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북측과) 접촉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재 일이 진행되고 있으며 비건 대표와 그의 팀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8~11일 유럽을 방문 중인 비건 대표가 북측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 "전 세계 많은 사람에게 특별하고 역사적인 날이었다"면서도 "이는 정상회담도 아니었고 협상도 아니었으며 단지 두 지도자간의 만남이었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이 50여분간 단독회담을 가졌지만 협상을 벌인 것이 아니어서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곧 재개될 북미 양측의 실무협상에서 조율이 이뤄진 후 갖게 되는 차기 회담이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또 판문점 회동으로 미국의 대북 협상팀이 매우 고무됐다고 전했다. 그는 "두 지도자가 실무협상을 이끌 책임자를 지명키로 합의했다는 게 정말 중요하다"면서 "(회동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하게 '바톤'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비건 대표에게 넘겼다"고 설명해 폼페이오-비건 라인이 북미 비핵화협상을 주도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 김상범 기자